이정숙 개인전 '오라토리오'
코로나 종식 기원 유리종 제작
15일까지 창원 창동갤러리서

거꾸로 뒤집힌 유리로 된 '종'이 투명한 줄에 매달려 갖가지 빛을 쏟아낸다. 빨갛고 파란 색감 안료가 들어간 종은 온통 꽃과 꽃잎, 나뭇잎 문양이 입혀졌다. 군데군데 보라색과 초록색, 주황색 등 색깔만 덧칠된 것들도 눈에 들어온다. 그릇같이 생긴 투명한 종 150여 개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이 바닥에 놓인 네모난 거울을 타고 반사된다. 눈앞에 걸려 있는 종과 거울에 비친 종이 서로 다른 눈맛을 보여준다.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갤러리 전시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이정숙 작가의 13번째 개인전 '오라토리오'는 눈을 낯설게 자극한다.

작가는 1000도가 넘는 강한 불로 유리를 녹여 종을 묘사한 작품을 전시장에 내놓았다. 종 모양의 작업을 통해 코로나19가 날아갔으면 한다는 작가의 바람이 담긴 작품이다. 전시장을 찾은 당일 유리종에서 울리는 종소리를 들을 순 없었지만, 벽에 걸린 작가노트와 작품 곳곳에서 희망의 메시지가 전해졌다.

▲ 이정숙 작가 개인전 출품작 '오라토리오'.  /최석환 기자
▲ 이정숙 작가 개인전 출품작 '오라토리오'. /최석환 기자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오라토리오'라는 이름이 붙은 조형물이다. 같은 자리에서 2가지 시선으로 작품을 맛볼 수 있게 해주는 작업이다. 작품 앞에 서서 위에서 바닥으로 시선을 내려보면 거울에 비친 조형물의 밑부분이 나타난다.

천장에 걸려 있는 작품 밑바닥에는 거울이 깔려 있다. 이런 작품은 전시장 안에만 2개가 차려졌는데, 작품 1개당 150개가 넘는 유리종이 내걸렸다. 그 주변으로는 단순하게 정형화한 꽃 모양의 작업도 볼 수 있다. 이 역시 유리종 작업과 마찬가지로 꽃이 피며 코로나가 종식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 작가는 "언젠가는 종소리가 주는 울림처럼 코로나가 종식될 수 있을 것이다"며 "모두가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작품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15일까지. 창동갤러리(070-4644-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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