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시 동읍 화양리 유적 2년째 그대로 …시·도, 대책 협의

청동기시대에 만들어진 창원 동읍 화양리 대형 고인돌(지석묘)이 거꾸로 뒤집힌 상태로 민가 옆에서 발견된 지 2년이 지났지만, 좀처럼 원형 보존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창원시는 비지정문화재인 화양리 1호 지석묘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를 문화재청에 먼저 보고한 뒤 도 지정문화재로 해당 지석묘를 지정하는 방안을 경남도와 협의할 방침이다.

창원시와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은 지난 8일 창원시 의창구 동읍 화양리 1호 지석묘 유적 발굴현장에서 현장설명회와 학술자문회의를 열고 유적 보존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열린 자문회의는 화양리 유적 일대 335㎡에 대한 발굴조사를 벌이고 있는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이 현장조사 현황을 설명하고 지석묘 보존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자문회의에는 배덕환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장과 임학종 전 국립김해박물관장, 이동희 인제대 교수, 김주용 창원대박물관 학예연구실장, 창원시 문화유산육성과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동아세아문화재연구원은 이날 자문회의에서 화양리 1호 지석묘가 주남저수지 앞과 구룡산(432m) 북동쪽 사면부 끝자락에 있다며 해당 고인돌이 청동기시대 당시 동읍 일대를 관할하던 집단 내 최고 수장의 무덤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배 원장은 "무덤 구조나 특징으로 볼 때, 화양리 지석묘 유적은 구조적으로 잘 만들어진 형태"라며 "덕천리나 봉산리 유적의 경우 조사는 됐으나 개발 문제로 남아 있는 것이 없는데, 이제부터라도 1호 지석묘를 지정문화재로 지정하는 절차를 밟아 보존방안을 논의해보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2년째 방치된 창원 화양리 1호 지석묘 상석.   /최석환 기자
▲ 2년째 방치된 창원 화양리 1호 지석묘 상석. /최석환 기자

1호 지석묘는 지난 2004~2005년 창원대박물관이 <창원시 문화유적 분포지도>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처음 발견됐다. 이 지석묘는 발견 이후에도 별다른 관리 없이 방치된 상태로 남아 있다가, 지난 2018년 12월 길이 3.3m, 너비 2.3m, 높이 1m 크기의 지석묘 상석이 원래 있던 자리에서 남쪽으로 85m가량 떨어진 민가 옆에 옮겨진 사실이 창원대박물관에 의해 확인됐다. 상석은 발견 당시나 지금이나 거꾸로 뒤집힌 상태로 놓여 있다. 마을 주민들은 이를 민가 쪽으로 옮긴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지금의 자리로 누가 상석을 옮겼는지 확인되지 않았다. 상석 옆에 있는 민가에서는 시에 상석을 다른 곳으로 옮겨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동희 인제대 교수는 "덕천리 유적은 묘역이 직사각형으로 만들어진 것이 특징인데, 화양리 유적은 구릉 경사면에 있다 보니 직사각형으로 만들기 어려워 타원형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석묘 상석이 원래 위치가 아닌 민가 쪽으로 옮겨진 것에 대해서는 "누군가 원래 자리에서 민가 쪽으로 중장비를 이용해 상석을 끌고 옮겼으니까 일부 훼손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 지정문화재 신청 절차를 우선 밟아나가야 한다는 주문도 나왔다. 화양리 1호 지석묘가 비지정 문화재여서 시가 관리해야 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참석자들은 "지정문화재 신청 이후 안내판을 세워놓고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원래 자리로 상석을 옮기려면 지석묘 터와 상석 주변 민가 사이에 있는 개인 과수원이 훼손될 수밖에 없다"며 "지석묘 보존을 위해서는 우선 상석은 그대로 놔두고 지석묘 내부에 모래를 넣은 뒤, 그 위에 돌을 덮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창원시는 우선 내년 상반기 중으로 발굴조사 결과를 문화재청에 보고할 계획이다. 시 문화유산육성과 관계자는 "문화재청에 결과를 보고하면 청이 문화재 보존 여부를 통보하게 된다"며 "시점을 정확히 얘기할 순 없지만, 화양리 발굴조사가 끝이난 뒤에 도와 협의해서 지정문화재 신청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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