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 리미술관서 하지혜 개인전
나무그림으로 자연의 치유 전해

여러 갈래로 뻗은 나무 10여 그루가 45평 남짓한 미술관 들머리에 세워졌다. 위아래로 훑어보니 나무의 끝과 끝이 바닥과 천장에 고정된 형태를 보이고 있다.

길이가 모두 3m 정도는 돼 보이는 나무들인데, 어떤 이유에선지 바닥부터 천장까지 딱 붙어 있다. 하얀 물감으로 덧칠된 10여 그루 주변으로는 나무가 그려진 회화 작품들이 전시장 벽면 사이사이에 채워졌다. 한지 위에다가 보라색과 파란색을 입혀 만들어낸 작업이다. 작가에게 나무는 어떤 의미가 있는 소재이기에 그림 속에 있는 나무를 화면 밖으로까지 꺼내오게 된 걸까.

지난달 17일부터 사천시 사천읍 평화리에 있는 리미술관에선 하지혜 작가의 첫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전시 이름은 '하늘 정원'전이다.

하 작가는 크고 작은 나무의 단면을 이번 전시에서 보여준다. 그의 근작에 등장하는 나무는 왠지 모를 편안한 느낌을 안겨주는 외관을 갖고 있다.

▲ 하지혜 작 '구름비가 내려와'.  /리미술관
▲ 하지혜 작 '구름비가 내려와'. /리미술관

굵직하게 솟은 나무, 1~4갈래로 가지를 내며 갈라진 나무 등이 1호에서 150호까지 다양한 크기로 제작돼 전시장에 나왔다. 소재의 크기나 외형, 화면에 들어온 조형적 양상은 모두 다르지만, 작품 속에서 작가 특유의 감성이 드러난다.

작가는 나무와 함께 하늘과 구름도 그려냈다. 올 한 해 동안 작가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은 60점. 작가는 한지 위에 분채와 자개 등을 이용해 그림을 완성했다. 자연에서 위안과 위로를 얻는 작가의 감정이 그림에 고스란히 녹아있는 작업들이다.

'하늘 정원'전에선 작가가 피아니스트 오르닌의 피아노 반주에 따라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담긴 10분짜리 영상도 볼 수 있다.

하 작가는 "하늘 정원이라는 주제로 자연에서 얻는 위로와 위안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며 "전시장에 오셔서 작품을 관람하고 위로와 치유의 시간을 얻어가는 기회가 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30일까지. 사천 리미술관(055-835-2015).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