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까지 이수정 작가 작품 전시
특유의 분위기·감성·정감 물씬

창원시 의창구 봉곡동에 있는 동네책방, 오누이 북앤샵에서 지난 20일부터 이수정 작가의 '잠시, 눈이 머문 그곳에'란 전시가 열리고 있다. 작은 공간 하얀 벽을 온통 필름 카메라 사진으로 채웠다.

디지털 카메라가 생긴 이후로 필름 카메라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 건 아니다. 오히려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되고 있다. 필름 카메라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나 감성 덕분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은 자신만의 감성이 담긴 사진을 찍으려고 필름 카메라를 든다. 요즘에는 차라리 필름 카메라가 하나의 문화가 된 느낌이다. 휴대전화 카메라를 위해 필름 카메라 효과를 내는 앱도 많이 나온다.

이수정 작가는 미술을 하긴 하지만, 사진 전문가는 아니다. 다만, 필름 카메라를 즐긴다.

전시된 사진들 한쪽에 그동안 이 작가의 손을 거쳐 간 필름 카메라 4대가 놓여 있다. 그는 2016년 생일 선물로 필름카메라를 받으면서 필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필름 사진이 내는 진득한 느낌과 필름이 가진 제한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평생 간직하고 싶은 날이면 제일 먼저 카메라와 필름 5롤을 챙겼습니다." (작가의 말 중에서)

▲ 창원 오누이 북앤샵에 걸린 이수정 작가 필름 사진. /이서후 기자
▲ 창원 오누이 북앤샵에 걸린 이수정 작가 필름 사진. /이서후 기자

사진들은 기본적으로 지난 몇 년 동안 베트남, 라오스, 독일, 일본, 제주도를 여행하며 찍은 것이다. 현지 분위기를 보여주는 덤덤한 일상이 담겨 있다. 필름 한 통으로 보통 36장을 찍는다. 사진 수가 제한적이니 디지털 카메라처럼 막 찍지 못한다. 또, 찍고 나서 뭘 찍었는지 잊어버리고 있다가 나중에 사진을 현상하고 나서야 '아, 그때 이런 사진을 찍었구나' 확인할 수 있다. 이 엄청난 불편함을 이수정 작가는 오히려 필름 카메라의 매력으로 생각한다.

디지털 카메라나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었다면 바로 지워버렸을 흔들린 사진도 필름 카메라로 찍어놓고 보면 나름 독특하고 소중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오히려 너무 고화질이 아니라서 정감 있게 느껴지는 부분도 있다. 물론 해가 쨍한 날 잘 찍힌 사진은 디지털 사진보다 더 선명하기도 하다. 그러니까 흔들려도, 선명해도 다 좋다는 말이겠다.

그래서 오누이에 걸린 사진들도 때론 희미하게 아련하고, 때론 선명하게 활기차다.

오누이 북앤샵에서는 전시와 별도로 다양한 종류의 중고 필름 카메라와 각종 건전지, 필름을 팔고 있다.

전시는 5일까지다. 오누이 북앤샵은 금·토요일 낮 12시에서 오후 6시까지만 문을 여니 이번 주가 전시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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