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지·문화시설 행사 줄취소
혜택 유지하되 홍보 안 하기도
시민 "대면 활동 장려 안 될 일"

매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면 많은 기업·기관이 앞다퉈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각종 기획 행사를 마련한다. 수험표를 제시하면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식이다. 공부에 지친 수험생들을 위한 선물이자 효과적인 홍보 전략이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다른 분위기다. 지난달부터 코로나19 3차 대유행을 맞아 기업·기관들도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일부에서는 할인 행사를 그대로 진행해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 확산 고려 할인행사 유보 = 지난해 대형 멀티플렉스 3사는 수험표를 제시하면 영화표를 6000원까지 할인해줬다. 메가박스와 CGV는 올해도 행사를 진행하지만, 롯데시네마는 코로나19 확산세를 고려해 준비했던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유명 놀이공원도 마찬가지다. 에버랜드와 롯데월드는 예년과 같은 수험생 할인행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경남 도내 주요 관광지와 지역문화기관들도 수험생 할인 행사를 취소하거나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하동 금오산 집와이어 운영사인 하동알프스레포츠는 지난해 수험생들에게 이용요금을 50%까지 할인했지만, 올해는 계획이 없다. 업체 관계자는 "방역수칙 준수 차원에서 1회 이용승객도 절반으로 줄였다"라며 "수험생 할인행사를 기획할 만한 상황이 못된다"고 말했다.

진주시에 있는 경남문화예술회관 역시 올해 수험생 대상 할인행사가 없다. 코로나 확산으로 공연이 전부 비대면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없을 거라는 판단 때문이다.

일부러 찾아오는 수험생들에게는 혜택을 주지만, 대면 활동을 독려하지는 않겠다는 기관도 있다. 통영개발공사는 올해 한려해상케이블카를 타러 오는 수험생들에게 할인을 제공하되, 대대적인 홍보는 하지 않을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관광지이다 보니 수험생 할인을 아예 안 할 수는 없고, 사업장 안에만 홍보물을 붙이는 방법을 고려 중이다"라고 말했다.

◇방역지침 준수하며 할인행사…시민들 우려 = 일부 기업·기관은 평년처럼 수험생 할인 행사를 계획 중이거나 진행하고 있다.

김해문화재단은 수험표 지참자에 한해 아람배움터·영상미디어센터 겨울학기 정기강좌와 가야테마파크 입장료를 할인한다. 김해문화의전당 시민스포츠센터도 무료로 개방한다.

재단 관계자는 "할인행사를 발표한 직후 경남 전체가 1.5단계로 격상돼 재단도 당황스러웠다"라며 "현재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가 안 되는 강좌는 모두 폐강했고, 할인 혜택을 주는 대면 강좌는 내년 1월에 열리기 때문에 상황 변화를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빙상장은 음식섭취 제한, 동시수용인원 준수 등 지침을 철저히 지키는 중이고, 가야테마파크는 기본 방역수칙을 준수하면서 밀폐공간 소독을 하루 1회 이상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산로봇랜드도 12월 한 달 동안 자유이용권 할인을 진행한다. 코로나19 확산을 고려해 실내 체험시설 외 야외 공간만 활용할 계획이다. 로봇랜드 관계자는 "면적당 수용 인원 지침에 따라 동시 입장객을 3000명으로 제한하는 등 방역 기준을 넘지 않는 선에서 진행하고 있어 충분히 예방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시민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시민 하모 씨는 "학교에서는 집단감염 발생 우려 때문에 학부모와 학생·교직원들이 항상 긴장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의 행사 참여, 대면 활동 등을 장려하는 일은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남도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지난 1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를 '연말연시 모임 멈춤기간'으로 지정했다. 도는 수능 뒤풀이를 비롯해 크리스마스·송년회·신년회·종무식·해맞이 행사 등 모든 공사 모임과 행사를 자제해달라고 권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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