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문화재단 내년 2월 초연 계획…배우 공개모집 중
마산 풍경·인물·사건 등 담은 허정도 건축가 책 원작

창원문화재단이 대표 레퍼토리 콘텐츠를 제작한다.

창작 연극 <도시의 얼굴들>로 역사 속 인물이 걸었던 마산의 옛 거리와 풍경을 담은 허정도 건축가(LH 상임감사)의 동명 도서를 원작으로 한다. 재단은 내년 2월 무대를 목표로 현재 배우를 공개 모집한다.

◇왜 도시의 얼굴들인가 = 지난해 2월 취임한 강제규 대표이사는 재단 대표 콘텐츠로 영화제와 지역 역사를 담은 다큐멘터리 제작 등을 계획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예산의 어려움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강 대표이사는 주위 추천으로 <도시의 얼굴들>(사진)을 읽은 후 "재밌고 의미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에 연극을 제작하기로 했다.

책에는 구한말부터 1970년대까지 마산을 거쳐 간 16명이 등장하며 저자는 당시 도시의 풍경과 사건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영화 <말모이> 주인공 류정환의 실제 모델인 한글학자 이극로와 근대 문학사의 멋쟁이 백석 시인과 우리나라 최초 추기경이 된 김수환 추기경을 비롯해 여장군 김명시, 소설가 나도향, 아동문학가 이원수, 만석꾼 옥기환, 시인 임화와 지하련, 독립지사 명도석, 시인 천상병, 시인 김춘수, 민주열사 김주열, 춤꾼 김해랑, 마지막 왕 순종, 산장의 여인 등이다. 경상대 출판부가 발간한 책은 제3회 한국지역출판대상 천인독자상 대상을 수상했다.

강 대표이사는 이 작품을 재단의 대표 레퍼토리 콘텐츠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일회성이 아니라 해마다 정기공연을 열어 전국 대표 상설공연으로 만들고 싶다"며 "청소년의 지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외지인들도 와서 관람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배우 공개 모집 = 극은 연출가이자 극작가인 성종완 씨가 썼다. 성 작가는 원작자와 여러 번 만나 극을 완성했다. 총괄 프로듀서는 강 대표이사가 맡는다.

작품은 1979년 마산의 한 아귀찜 가게에서 시작된다. 원석은 아귀찜 가게 주인 영희의 노모 순애를 찾아와 털보의 행방을 묻고 81세 순애는 1909년 털보와의 첫 만남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이어간다.

등장인물은 1909년부터 현재(1979년)까지 마산의 역사적 순간을 거쳐온 순애, 순애와 결혼해 영희를 낳지만 독립운동을 하다 자취를 감춘 털보 등 20여 명이다.

배우는 공개 모집한다. 지원자격은 △주민등록지를 창원에 두고 △3년 이내 최소 두 작품 이상 무대 출연 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서류 접수일은 오는 7일부터 11일까지며 서류 합격자를 대상으로 오는 21·22일 오디션이 개최된다. 관심 있는 사람은 창원문화재단 누리집(www.cwcf.or.kr)을 참고하면 된다.

연극 <도시의 얼굴들>은 내년 2월 18일부터 28일까지 성산아트홀 소극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재단 측은 "연극을 청소년들의 교육자료 등으로 활용하여 창원시의 문화도시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고 앞으로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로도 제작해 창원시를 넘어 국내 대표 창작 공연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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