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도 낮으면 가래 배출 약해 감염 위험
마스크 써 전염 막고 물 자주 마셔줘야
면역력 낮은 노인 위험 예방접종 필수
가래색 진하고 평소와 다르면 검사를

막연한 느낌 때문인지 모르지만, 예년보다는 주변에 기침하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 아마도 코로나19로 늘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기 때문에 감기에 걸리는 사람이 적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고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 특히 겨울로 바뀌는 환절기에는 폐렴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고 하니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박철 부원장을 찾아 폐렴에 관해 물어보았다.

-마스크가 아무래도 감기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거겠죠?

"코로나 예방에 마스크가 가장 효과적이라는 게 객관적이기도 하고 과학적으로도 증명이 됐죠. 모든 국민이 마스크를 착용함으로써 호흡기 질환이 상당히 줄어든 건 사실입니다. 동료 의사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때문에 소아과에 폐렴 환자가 크게 줄었어요."

-폐렴은 어떤 질환입니까? 노인의 경우 폐렴에 걸리면 사망률이 높다고 하던데 이유가 뭐죠?

"폐렴이란 허파꽈리라고 부르는 폐포에 염증이 생기는 증상을 통칭해서 부르는 말인데, 흔히 감염으로 발병해요. 감염이란 건 미생물, 바이러스, 진균 등이 몸으로 들어와 발생하는데, 특이한 건 자가면역질환, 화학물질, 유독가스, 방사선 등 비감염성 폐렴도 있어요. 또 구토에 의한 흡인성 감염이 원인인 경우도 있죠. 노인의 경우 왜 사망률이 높으냐면, 당뇨 같은 기저질환이 많고 또 이전에 폐 질환을 앓았다거나 연세가 들면 근력이 떨어져 가래를 내뱉는 객담 배출이 약해지고 호흡 기능뿐만 아니라 면역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폐렴을 더 주의해야 하죠. 면역 기능이 떨어지면 합병증도 와요. 드물지만 뇌수막염 증세를 보이기도 하는데 주로 패혈증으로 진행해 사망하는 원인이 돼요."

-방사선이 어떻게 해서 폐렴을 일으키게 되죠?

"방사선은 우리 몸의 정상 세포를 파괴할 수 있기 때문에 방사선에 직접 노출된다거나 항암치료로 방사선을 쐴 때 폐렴 증상이 생길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드물죠."

-구토에 의한 흡인성 감염이란 게 선뜻 이해되지 않는데요.

"노인의 경우 병상에 오래 누워있으면 음식이 제대로 넘어가지 않고, 특히 뇌졸중을 앓는 사람은 연하곤란(음식물을 입에서 식도를 거쳐 위로 보내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증상)을 일으키기 쉬운데 기도로 넘어가 흡인성 폐렴이 되는 거죠."

▲ 박철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부원장.  /정현수 기자
▲ 박철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부원장. /정현수 기자

-폐렴이 겨울에 잘 걸리는 이유가 따로 있을 것 같습니다.

"겨울에 습도가 낮아지면 기관지 안에 있는 섬모(상피)세포가 가래를 밀어내는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그런 거죠. 또 겨울엔 실내 생활을 많이 하니까 사람들 간의 접촉 기회도 잦아지니 감염 가능성이 증가합니다."

-감기와 독감, 폐렴, 증상으로 보아 구분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공통점과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열이 나고 기침을 하는 것, 관절통에 구토 같은 소화기 증상을 보이기도 하는 게 공통점이고요. 차이점은 감기는 콧물, 기침, 보통 이런 증세를 보이고 1주일 이상 가지 않죠. 가래 색깔도 흰색이고 점도가 낮고 맑아요. 독감은 못 움직일 정도로 근육통이 심하고 감기보다 고열 증상을 보입니다. 독감도 1주일 정도 지나면 회복되는데, 폐렴은 1주일 지나도 회복되지 않습니다. 폐렴은 가래 색이 아주 진합니다. 주로 녹색, 진한 노란색을 띠고 점도가 끈적끈적합니다. 심하면 객혈 증세까지 보이고 폐렴이 진행되면 호흡곤란을 동반합니다."

-폐렴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면서요?

"원인 물질에 따라 감염성이냐, 비감염성이냐로 나눌 수 있고요, 감염 부위에 따라 대엽성 폐렴, 소엽성 폐렴, 기관지폐렴으로 나뉩니다. 통상적으로 구분하는 방법은 지역사회획득 폐렴과 병원 내 폐렴인데 이게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원인균이 다르거든요. 지역사회획득인 경우, 원인균이 폐렴구균입니다. 병원에 입원 중에 생기는 것은 그람음성세균이 원인인 경우가 많습니다. 원인균에 따라 처방하는 항생제가 다르므로 이 기준으로 구분하는 게 맞죠. 그래서 폐렴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 균을 배양해 원인균을 찾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일반적으로 지역사회획득 폐렴으로 보고 항생제 처방을 하지요."

-지역사회획득 폐렴과 병원 내 폐렴의 균이 왜 다른 거죠?

"지역사회획득은 다른 사람에게서 감염된 경우가 대부분인데, 병원에서는 환자들이 면역 저하로 소화기관에 있던 균이 전파돼 많이 감염되므로 균이 다르죠."

-둘 중 어느 게 더 독한지?

"어느 게 더 세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병원 내 폐렴이 더 위험하죠. 내성이 약한 사람들이 걸리니까요. 약도 쓰기 때문에 내성균이 훨씬 많기 때문이기도 하겠죠."

-전염도 잘 되겠죠?

"일반적으로 감기나 독감보다 전염력이 떨어집니다. 건강한 성인은 생각보다 전염이 잘되지 않습니다. 고령인 분들은 대체로 전염보다는 자기 자체에서 생기는 폐렴인 경우가 많습니다. 몸에는 정상 세균이 많은데, 이를 정상세균총이라 해요. 이게 몸이 약하면 방어능력이 떨어져 감염되는 거죠."

-폐렴은 어떤 검사를 통해 확인됩니까?

"일반적으로 흉부 엑스레이에서 확인되는데, 애매한 경우에 CT를 찍기도 해요. 그리고 가래 배양검사, 혈액 배양검사, 소변항원검사도 할 수 있죠."

-폐렴에 걸리면 입원치료가 최상인지? 치료과정을 설명해주시죠.

"증세가 가벼우면 항생제 2주 처방하는 외래 치료가 원칙이고요. 중증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와 호흡곤란이 있으면 입원치료를 해야겠죠. 원인균에 따른 항생제 치료를 하죠. 바이러스성 폐렴은 항생제와 항바이러스제를 쓰고, 호흡부전이 심하면 인공호흡기를 달고 치료합니다."

-폐렴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은?

"예방접종이 아무래도 일반적이죠. 폐렴구균 백신에는 13가와 23가가 있는데, 13가는 유료 접종이고 23가는 무료예요. 연세가 있으신 분은 꼭 접종하는 게 좋죠. 감기나 독감이 되면 세균성 폐렴으로 오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13가 할 때 '가'는 바이러스 유형을 말하는데, 그 13개 유형의 바이러스를 막아주는 백신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는 물을 자주 마시고 가래 있으면 뱉고 가래 색이 바뀌거나 이상한 느낌이 들면 바로 병원에 가서 검사하는 게 좋습니다. 겨울에 중요한 건, 습도 유지와 마스크 착용입니다. 폐는 축축한 게 좋습니다. 섬모세포는 습기가 있어야 활발하게 움직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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