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9시까지 취식 가능하자 카페 공부족 발길 늘어
"카페에만 과잉 대응" 반발…대책 촉구 청와대 청원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를 시행하는 지역의 카페 안에서 취식을 할 수 없게 되자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패스트푸드점으로 몰리고 있다.

평소 카페에서 공부하는 카공족의 발걸음은 카페와 비슷한 분위기의 베이커리점으로 향했으나 이곳도 막히자 또다른 대안으로 패스트푸드점을 찾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카페와 달리 휴게음식점으로 분류돼 패스트푸드점에서 오후 9시 이전까지는 취식을 할 수 있다.

점심시간 창원시 의창구 한 패스트푸드점을 찾았다. 1층은 햄버거를 주문하는 행렬과 빠르게 식사를 해결하려는 직장인과 학생들로 붐비는 모습이었다. 코로나19로 일반적인 식당 방문을 꺼리면서 패스트푸드 배달·포장 등으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다.

2층에는 카페 대용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는 직장인, 혼자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사람, 친구와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패스트푸드점 관계자에 따르면 카페 집합이 금지되기 전부터 과외, 공부하러 오는 사람이 아예 없진 않았다. 카페 집합이 금지되고나서 부쩍 2층 공간이 카페처럼 활용되고 있다.

▲ 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경남대학교 앞 한 패스트푸드점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모습./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 1일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경남대학교 앞 한 패스트푸드점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거나 커피를 마시는 모습./김구연 기자 sajin@idomin.com

이 관계자는 "커피를 팔고 카페 같은 분위기여서 식사시간을 제외하면 주로 카페처럼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패스트푸드점에서 수학 과외를 하고 있던 한 대학생은 "카페에서 과외를 할 수 없어 화상으로 진행했지만 소통 등에 불편함이 컸다. 대안을 찾다가 같은 과외를 하던 선배가 패스트푸드점은 괜찮다는 단서를 줘 이렇게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카페를 운영하는 업주들은 카페에만 과잉 대응을 한 것 아니냐며, 패스트푸트점에도 비슷한 조치를 하거나 카페에 내린 조치를 완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에서 50㎡ 이상 카페를 운영하는 한 업주는 "휴게음식점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턱스크 하고 떠드는 것은 괜찮고 카페에선 안 된다는 것은 불합리하다. 하다 못해 혼자 온 손님은 취식을 할 수 있게 하는 식으로 내부 영업을 할 수 있게 했다면 어땠을까"라고 말했다.

또 다른 카페 업주는 "포장 전문, 프랜차이즈 업체가 아닌 개인 카페들은 매장 방문이 주 매출 요인이다. 나가는 임대료도 적지 않다. 휴게음식점도 같은 처지라 이해하지만 카페만 이런 식으로 억압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밝혔다.

▲ 창원시 의창구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 /안지산 기자
▲ 창원시 의창구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 /안지산 기자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코로나 2단계 카페 홀 영업금지 대책을 요구합니다'라는 글도 올라와 있다. 개인카페 업주라 밝힌 청원자는 정부 정책 개편이나 보상책을 요구하고 있다.

경남도를 비롯한 각 시군에도 카페 업주들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는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카페 업주들은 식당에서도 커피를 마시는 경우를 지적하며 제재를 요구하는 등 민원을 넣고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가장 많은 민원은 '카페의 정의'다. 식품위생법상 카페라는 명칭이 따로 정해진 바가 없기 때문이다. 정부가 판단한 카페는 프랜차이즈형 커피·음료 전문점, 제과·제빵점, 아이스크림·빙수 전문점, 식품위생법상 음식점 중 커피·음료·디저트류를 주로 판매하는 식당이다.

창원시 관계자는 "카페와 음식점 등 이번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로 피해를 본 업종 관계자께서 피해 보상 문의를 하는데 이는 추후 정부의 3차 재난지원금을 통해 보상이 이뤄질 것"이라며 "카페의 정의를 두고 '주로 판매한다'는 문구를 기준으로 민원이 많다. 주력 판매 상품을 기준으로 카페를 구분했을 때 패스트푸드점이 커피를 팔고 분위기가 카페와 비슷하다고 해도 주력 상품이 커피 등 음료가 아닌 햄버거인 경우 업종을 카페라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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