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조명 소비 늘어도 '전면 개보수'는 줄어
"일감 소폭 증가에도 자재·인건비 빼면 비슷"

올해 코로나19 사태로 바깥보다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가구·인테리어 소비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지만, 정작 주택·상가 새 단장(인테리어·리모델링) 업체는 매출이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통계청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올해 2·3분기 가구·조명 등 소비는 지난해 2·3분기 대비 각 36.2%, 15.9%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5% 감소했었다. 이는 2분기 들어 재난지원금 지급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집안 생활 등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한샘·현대리바트 등 인테리어·가구 업계는 코로나19 사태에도 호황을 누렸다. 이달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공개된 올해 3분기 보고서를 보면 한샘은 올해 1∼9월 1조 5153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조 2638억 원)보다 19.8%나 증가했다. 현대리바트도 지난해와 올해 1∼9월을 비교하면 매출이 14.4%(9124억 원→1조 442억 원) 늘었다.

그러나 경남지역 인테리어·리모델링 업계 관계자들은 일감은 조금 늘었거나 비슷하지만 매출은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공사를 해도 나빠진 주머니 사정 탓에 규모가 줄었다고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올해 아파트 리모델링을 상담했던 분들은 거의 다 진행했다. 일은 조금 늘었다"며 "전체 새 단장을 하는 분들은 거의 없고 금액을 줄여 도배나 싱크대 등 부분적으로만 맡기고 있다. 그래서 매출은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작년에는 매출이 한 달 8000만∼1억 원 정도였는데 올해는 한 달 5000만 원 안팎"이라며 "일은 늘었지만 자재·인건비를 빼면 남는 게 별로 없다"고 덧붙였다.

인테리어업을 하는 정모 씨는 "올해 들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다 보니 홈카페나 재택근무 공간을 꾸며 집안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분들이 많다"며 "지난해와 비교하면 확실히 일감은 많이 늘었지만 매출은 비슷하다. 경쟁이 늘어 마진을 줄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남도에 따르면 올해 11월 기준 실내건축공사업체는 모두 337개로 지난해 11월(280개)보다 20.3% 늘었다. 또 전체 전문건설업체 수는 같은 기간 7232개에서 7835개로 8.3% 증가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집을 비우고 머물 곳이 없고 작업자가 계속 드나드는 것도 걱정해 하루나 이틀 만에 끝나는 작업이 많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가구·인테리어 대형업체 매출 상승은 주로 싱크대·창호 등이라고 봤다.

실제 올해 인테리어·리모델링 업계 실적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의 '10월 전문건설업 수주현황'을 보면 올해 1~10월 전국 실내건축공사업·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습식방수공사업 실적은 모두 19조 4680억 원(추정치)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1조 4130억 원)보다 9.08%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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