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창모·송명기·김영규 등 가파른 성장세 기대주 즐비
30홈런-100타점 타자만 세 명 상대가 거르기 힘든 타선 보유
자율과 책임 강조 팀 분위기 수준급 분석력 조화 '시너지'
나성범 MLB 진출 공백 우려 FA 적극 활용 경험으로 불식

통합우승을 달성한 NC가 '왕조'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NC는 2020 KBO리그 정규시즌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를 제패하며 창단 첫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2011년 창단한 지 9년, 1군 진입 7년 만에 이룬 쾌거다.

전력 측면에서는 구창모·송명기 등 영건 투수가 약진했다. 구창모가 9승을 달성하며 정규시즌 전반기를 이끌었다면 송명기는 8승 3패로 후반기를 책임졌다. 이들은 한국시리즈에서도 각각 5차전과 4차전을 승리로 이끌며 팀의 주축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타석에서는 30홈런-100타점 3인방(나성범·양의지·알테어)을 중심으로 상·하위 타선의 활약이 눈부셨다.

데이터 야구도 빛을 발했다. NC는 이동욱 감독 취임과 함께 전력을 분석하는 D라커(D-Locker)에 투구분석시스템 등 트래킹(Tracking) 데이터를 포함하며 분석 수준을 끌어올렸다. 선수 출신으로 이뤄진 전력분석팀과 비선수 출신 분석가를 섞어 데이터팀으로 통합하고, 현장에서는 세이버매트릭스(야구를 통계학·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론) 교육이 이뤄지게 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김재환·오재일 등 좌타자들이 들어서면 3루수 박석민을 1·2루 사이에 배치한 가운데 오재일을 상대로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가 되면 수비 위치를 달리했다. 당겨서 치기 때문에 오른쪽으로 향하는 타구가 많다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세밀하게 조정한 결과 김재환·오재일은 한국시리즈 내내 타석에서 부진했다.

이 감독표 '사람 야구'도 빼놓을 수 없다. 이 감독은 자율과 책임을 동시에 강조하는 훈련 방식을 뿌리내려 선수들과 믿음의 관계를 형성한 가운데 선수의 생각을 들어보고 맞다고 판단하면 받아들였다. "잘하는 선수들을 잘 돌아가게 하는 게 감독 역할"이라는 이 감독표 사람 야구가 기저에 있었기에 통합우승이라는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다.

허구연 MBC 야구해설위원은 김택진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과 구단 운영 철학을 꼽았다. 허 위원은 "10개 구단 중 NC가 선진 운영 기법을 가장 많이 도입한 데다 야구 전문인력도 제일 많다"며 "김 구단주가 감독에게 권한과 책임을 일임했으며, 황순현 대표이사도 선수단 운영에 일절 간섭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른 구단에 비해 앞선다"고 설명했다.

NC는 이 같은 동력을 토대로 '왕조'를 구축할 수 있을까. 4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해태(1986~1989년)와 삼성(2011~2014), 1998년부터 2004년까지 7년간 가을야구에 진출해 4번 우승한 현대, 2007년부터 2010년까지 4년 동안 3차례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SK가 왕조를 구축한 사례로 꼽힌다.

허 위원은 2021시즌 NC가 3강에 포함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공격에서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나성범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가 관건이다. 나성범은 다음 주 초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공시를 KBO에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허 위원은 "나성범, 양의지, 박민우가 공격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줬는데 나성범이 빠지면 아무래도 전력이 약화될 것이다. 그렇더라도 양의지·김태군·김형준이라는 수준급 포수가 있고 투수 송명기가 더 좋아진다고 보면 3강에 들 것"이라며 "외부 수혈의 경우 구단에서 판단할 것이다. NC 다이노스가 돈을 쓰는 구단이니 김택진 구단주가 전력 보강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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