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자인 바이든을 대화로 이끌어
북·미 불확실성 없애고 새 시대 열기를

미국의 대선을 통해서 세계 제일이라 여기던 미국 민주주의의 민낯을 보게 되었습니다. 어쨌든 조 바이든이 당선되었고, 우리는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북·미 관계의 불확실성에 대해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북·미 관계의 불확실성은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가뜩이나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제 사정에 북·미 관계의 불확실성으로 인한 전쟁 위험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국제 신뢰도에 나쁜 신호가 될 것입니다.

이런 우려는 바이든 당선인이 후보 시절 보여 주었던 발언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깡패'(thug)인 김정은을 좋은 친구라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을 깡패라고 대놓고 말할 정도입니다. 다행히 바이든은 이어서 "핵무기 능력을 끌어내리겠다고 동의한다는 조건에서만 김정은을 만날 것"이라고 말하여 회담 여지는 남겨 두었습니다.

물론 대선 상대인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사이가 좋다고 워낙 자랑하는 것에 대한 반발심으로 '김정은 깡패'라는 말을 했을 것입니다. 이제는 당선이 되었으니 시각이 많이 바뀌리라고 봅니다. 그것은 바이든 주변의 대북 전문가들이 북한과 대화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미국 국방부 장관 윌리엄 페리, 오바마 정부에서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지낸 조셉 윤, 로버트 아인혼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군축 담당 특별보좌관, 커트 캠벨 전 국무부 차관보 등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이 바이든 당선인을 북한과 대화의 길로 이끄는 길잡이가 되어주리라 기대합니다.

하지만 그 계기를 찾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중에 지난 13일 바이든과 교황께서 전화 통화를 하셨고, 통화 중 교황께서 북한 방문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씀은 지난 2018년 10월 문재인 대통령 예방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공식 초청하면 북한에 갈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의 연장선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특히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역대 대통령 중 두 번째, 케네디 이후 가톨릭 신자로서 처음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더구나 2015년 교황께서 미국을 방문할 때 당시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함께 이례적으로 직접 마중을 나갈 정도로 교황과 관계가 좋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바이든 당선인은 교황의 방북 의향을 깊이 있게 들을 것입니다. 교황의 방북은 북·미 대화 물꼬를 트는 데 매우 중요한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는 큰 축복이 될 것입니다.

가톨릭 사제 한 명 없는 북한에 교황께서 가신다면, 우리나라 가톨릭이 나서서 모든 준비를 해야 할 것입니다. 당연히 남북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입니다. 더 말할 필요도 없이 남북, 북·미 관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교황님의 방북을 위해서 기도드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