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 점유율 자꾸 작아지고 주류시장 소주 입지도 좁아져
향토기업 자부심·사회공헌 등 신문 광고·캠페인 '적극 홍보'

향토기업 무학이 최근 지역신문 광고와 출근길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좋은데이를 살려주세요'라며 지역민에게 읍소하는 이유는 뭘까.

무학은 최근 지역신문에 소주 협찬 요청 거부 소문에 반박하는 '몰랐겠지만 누군가의 중상모략에 속고 계셨습니다!'에 이어 '코로나19 상황 속 20억 원어치 손소독제 제조·기부', '우리 지역의 자존심 100년 기업 무학 이제는 뭉쳐야 삽니다', '좋은데이 마시고 지역경제 살려요' 등을 담은 광고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창원지역 주요 출근길과 건널목에서 '좋은데이를 살려주세요'라는 손팻말을 들고 제품을 홍보하며 판촉물을 나눠주고 있다.

◇안방 흔들리니 민심 다잡기 = 무학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치는 것은 지역 소주 시장의 점유율 하락과 코로나19 상황 속 매출 감소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무학의 매출액은 2018년 1937억 원에서 2019년 1664억 원으로 하락했다. 2020년 9월까지 누적 1103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2018년 100억 원 적자에 이어 지난해 적자폭은 134억 원으로 늘었다. 올해는 9월까지 누적 15억 원 흑자다. 간신히 흑자로 돌아섰지만 2015년부터 매출액, 영업이익 감소세가 뚜렷하다.

▲ 무학이 18일 오전 창원시 마산회원구 운동장사거리에서 '좋은데이'의 판촉 활동을 하고 있다.  /김신아 인턴기자 sina@
▲ 무학이 18일 오전 창원시 마산회원구 운동장사거리에서 '좋은데이'의 판촉 활동을 하고 있다. /김신아 인턴기자 sina@

안방인 경남지역 점유율도 위협받고 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에 따르면 참이슬, 진로의 경남지역 점유율은 50%를 웃돌고 있다. 그러나 무학은 경남에서는 좋은데이 점유율이 우위라고 밝혔다. 서로 엇갈리지만 수년 전 경남지역 점유율을 압도했던 좋은데이가 안방에서도 고전하고 있다는 점은 사실이다.

창원·김해·양산과 부산지역에도 납품하는 주류도매상을 운영하는 ㄱ 씨는 "우리가 파는 소주 비율을 보면 참이슬 40%, 진로 25%, 좋은데이 20%, 대선 10%, 나머지 5%는 청춘(무학), 시원(대선주조) 등이다. 3~4년 전에는 좋은데이가 70~80%까지 차지한 시절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좋은데이가 경남·부산권을 꽉 쥐고 있을 때 수도권 진출에 나선 후 민심을 잃었다고 업계에서는 말한다. 지역에 기초를 둔 만큼 지역에 베풀어야 하는데 다른 지역 공략에 몰두한 것이 화근이었다는 인식이 컸다"고 덧붙였다.

무학은 2006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16.9도 좋은데이를 개발해 '저도주 시장'을 열어 선점했다. 이어 '전국구 주류업체'를 위해 2014년 수도권 공략에 나섰지만 실패했다.

입지를 다졌던 부산 시장도 대선주조의 약진에 흔들렸다. 2010년부터 부산에서 우위를 점했던 좋은데이는 2017년 접어들어 대선에 밀렸다. 대선은 2017년 8월 자체 집계 결과 부산 소주 시장 업소 점유율에서 대선이 49.2%로 좋은데이(46.1%)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소주, 주류 소비 흐름서도 불리 = 주류시장에서 소주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도 무학이 적극적인 홍보활동에 나선 이유다. 소주와 맥주 등을 섞어 마시는 추세,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른 홈술족이 늘면서 맥주나 와인을 찾는 점 등이다.

이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상반기 경남지역 이마트 와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20.4% 늘었다. 지난해 역시 1년 전보다 5.9% 증가했다. 주류 중 와인 매출 구성비는 2018년 18.1%, 2019년 20.5%, 2020년 상반기 22.4%로 높아졌다. 주류 중 소주 매출 구성비는 2018년 20.5%, 2019년 21%, 2020년 20.6%로 비슷한 수준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반주 형태로 소주 대신 와인을 찾는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주류 매출이 과거에 맥주, 소주 순이었다면 지금은 맥주, 와인, 소주 순"이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좋은데이의 고전을 두고 "무학은 저도주 시장 선점 효과로 빠르게 점유율을 키웠다. 이 부분에 진로, 롯데 등 대형 주류기업에서 큰 견제가 없었지만 이후 소비 추세에 따라 대기업에서 저도주 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 파워를 앞세워 홍보하는 등 그러면서 기존 시장 점유율로 회복된 것이라 볼 수 있다"며 "향토기업, 지역 제품이 우선이라는 인식도 세계화가 진행하면서 희미해진 것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무학은 지역기업 제품 이용 등을 강조하며, 공생을 호소하는 활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더불어 희망 장학생사업 등 좋은데이나눔재단의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할 예정이다. 길거리 활동도 창원시 전역에서 12월 중순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무학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전반적인 경남 경제가 어렵고, 무학도 매출이 줄어든 상태다. 이 상황에서 무학을 비롯한 도내 기업, 지역민 상생을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며 "기부, 환원과 지역행사 후원은 물론 앞으로도 다양한 활동을 통해 향토기업, 지역기업 이미지를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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