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경남은 중서부 태평양 지역인 남양군도로 강제 동원된 경남지역 조선인들의 피해 실태 등을 고발하는 보도 다큐멘터리 <남양군도의 기억>을 26일 오후 10시 40분에 방영한다.

제작진은 일본 후생노동성과 방위성, 미국 의회 도서관 등을 통해 경남지역 조선인들이 남양군도로 가장 먼저 동원된 사실을 확인했다. 일본은 1938년 의령과 함안에서 40명씩 동원한 이후 조선총독부 알선으로 경남에서 노동자 500명을 모집했고, 거창 출신 조선인 108명은 부산항에서 관부연락선에 태워 태평양 지역으로 끌려갔다. 경남 출신 노무자 9100여 명은 팔라우와 사이판, 티니안, 로타 등 중서태평양 지역의 농장과 광산, 군사시설 등 작업장 112곳에 동원됐다.

MBC경남 보도 다큐멘터리 〈남양군도의 기억〉 방송 캡쳐. /MBC경남
MBC경남 보도 다큐멘터리 〈남양군도의 기억〉 방송 캡쳐. /MBC경남

방송에선 관련 사실과 더불어  강제징용 생존자인 창녕 출신 안옥순(97) 씨와 징용 피해 2세 20여 명의 이야기가 다뤄진다. 제작진은 남양군도 동원 과정과 현지 징용 생활, 해방 후 고향으로 귀환하는 과정 등을 상세하게 전할 예정이다. 또 우리 동포들의 유해가 남양군도 현지에 그대로 남아 있는데도 전문 인력 부족과 관련 국가간 협의가 어렵다는 이유로 유해를 국내 봉환하지 않는 한국 정부를 고발하는 내용도 전파를 탈 예정이다.

연출을 맡은 MBC경남 정영민 기자는 "남양군도는 징용 피해자들에게 세상에도 없던 지옥이었고 그 시대가 갖고 있었던 불행이 응축된 지역에 정말 운 없게도 조선인들이 그 중심으로 들어갔던 것 같다"며 "우리 사회 전체가 책임감을 가지고 피해자가 어떻게 발생했는지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공감하도록 피해자성을 공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 당시 식민 지배를 받았고 전쟁 등으로 인해서 사망한 자국민의 유해를 확인하고 추적하고 모셔온다고 하는 것, 잘 추도하고 기다린다는 것은 국가나 정부라면 끝까지 해야 할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남양군도의 기억>은 조선인 노동자들의 강제징용 실상을 담은 <끌려간 사람들, 지쿠호 50년의 기록>(2018), <끌려간 사람들, 증언>(2019)에 이은 세 번째 강제징용 고발 다큐멘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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