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TV 프로그램에서 여성 연예인들이 생존 훈련을 받는 모습을 봤다. 화면에 높은 건물에서 화재 상황을 가정해 완강기로 내려오는 모습이 담겼다. 함께 TV를 보던 초등학생 아들이 눈을 반짝였다. 우리 집에 완강기가 어디에 있는지, 내려오는 방법을 어떻게 숙지할 수 있는지 질문이 쏟아졌다. 급박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피하고,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지는 모두의 관심사인 것이다. 지난주 3일간 경남도교육청을 대상으로 한 경남도의회 교육위원회 행정사무 감사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도 주된 관심사 중 하나도 '안전'이었다. 안전총괄담당관·시설과장 등이 줄기차게 교육위원들의 질의를 받았다.

13일 한 도의원이 학교 스프링클러 설치와 관련한 질의를 했다. 경남지역 학교 스프링클러 설치율이 23.1%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지적됐다. 세종지역 학교에서는 스프링클러 설치율이 75%인데 반해, 경남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것이다. 대도시 학교가 많은 지역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 기준에 포함돼서 설치율이 높고, 소규모 학교가 많은 경남지역은 의무 설치 대상이 아닌 곳이 많아서 설치율이 낮다는 설명이 나왔다. 이에 따라 도의원은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 대상이 아니더라도 과학실·조리실 등 화재 가능성이 큰 곳에 우선 설치할 수 있도록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11일에는 안전총괄 부서의 전문성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달 거제 중학생 학교 내 사망사고 등을 포함해 사고가 잇따르지만, 해당 부서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유치원·초등학교 등 학교 내 놀이시설 CCTV 설치 비율 확대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학교(6개교), 통학로에 도로와 보행로가 분리되지 않은 학교(115개교)에 개선 권고 등의 지적도 잇따랐다.

안전을 위한 여러 지적에 따라 안전을 위한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언제 어떤 상황을 맞닥뜨리더라도 불안하지 않게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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