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출시는 분명히 시장의 변곡점이 될 수 있다. 임시방편이 아닌 근본적인 문제 해결가능성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다만 기대 이상의 임상결과만으로 추진력을 지속하는 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미국의 하루 확진자 수는 20만 명을 돌파했고, 의료 시스템 과부하 우려, 봉쇄조치 확대 의견도 부상하고 있다. 미래의 백신보다 작금의 코로나 파동이 더 와닿는 것을 부정하기 어렵다. 미 대선 역시 내달 14일 선거인단의 투표가 무사히 완료되기 전까지는 경계감이 남을 수밖에 없다.

다만, 남아 있는 소음은 그 시한이 정해져 있다. 중기적 관점에서 백신은 유통 과정을 거쳐 대규모 접종이 진행될 것이다. 여기에 이르는데 험로가 있겠지만, 감내 못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

이를 고려해 경기회복에 대비한 사전 준비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세계 제조업 지표가 빠른 회복을 보이는 가운데 무역여건 개선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 처지에선 사전 재고 축적 필요가 여느 때보다 높아지는 시점이다. 이 같은 현상은 다양한 원자재·중간재 가격의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다.

세계의 공장 역할을 담당하는 중국을 중심으로 동아시아 전반의 경제구조 특징은 제조업 기반이다. 여기에 서구권 대비 안정적인 코로나 통제의 영향으로 경기회복의 속도 또한 앞설 것이다. 그 격차는 내년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특히 코로나 영향으로 서비스업이 제한되는 반면, 제조업의 업무현황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현재 경기여건도 증시 차별화를 지지하는 요소가 된다.

이는 각국의 이익 추정치 격차에서도 확인된다. 여타 선진국과 신흥국의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수준은 연초 대비 10~15% 낮은 수준에 있지만, 국내는 10% 안팎의 개선을 보이고 있다. 직전 2016~2018년 사이클과 같이 추세적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이 요인은 국내 증시의 가격에 지속 반영될 전망이다. 가격과 가치 매력이 비교그룹 대비 여전히 유효한 가운데, 환율 역시 우호적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최근 매수세가 가파르다. 최근 한 달간 3조 원에 이르는 매수세지만 연간 누적 매수는 여전히 23조 원가량 순매도 상태다. 코로나 이후 급격히 낮춰둔 국내 비중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것만으로도 상당 규모의 수급이 유입될 수 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아시아와 국내 경제의 차별적 요건과, 달러 약세 기조를 함께 고려한다면 이들의 매수세는 재차 강화될 공산이 크다. 3월 이후 여름까지 진행된 개인 중심의 수급 여건이, 이제 외국인으로 확대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코스피 기준 연속 상승을 진행한 탓에 숨 고르기를 바랄 수 있다. 그러나 과열과 거리가 있기에 방향성 탐색 후 추가 상승을 이어갈 전망이다. 외국인 수급이 더 유입될 여지가 큰 만큼 이들이 선호하는 대형·경기 민감주를 주목해야 한다. 실제 최근 섹터별 유입강도를 살펴보면 소재와 에너지, 그리고 산업재와 금융 등 경기민감도가 높은 영역에 외국인의 매수세 집중이 확인된다. 반도체와 자동차 업종은 이익 개선 전망과 함께 외국인의 패시브 수급 수혜도 병행될 수 있다. 더불어 미국의 신정부 출범에 따른 미중 긴장도 완화를 고려하면 중국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의 선전을 기대해 볼 수 있겠다. 정보통신과 경기민감주를 포함해 다양한 소비관련 업종 등이 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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