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점순 상위 노출되는 체계 탓
홍보 대행사 업주에 유혹 손길
반복 작성·조작 의심 사례 다수
창원시 의창구에서 4년째 치킨집을 운영하는 ㄱ 씨는 최근 배달앱 관련 억울한 일을 겪었다. 배달원과의 실랑이로 발생한 불만을 배달앱 후기에 '별점 테러(후기 점수를 최하점으로 주는 행위)'한 것이다.
ㄱ 씨는 배달의민족 측에도 음식 문제가 아니라 배달대행에서 발생한 문제이므로 후기 삭제 등을 부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가뜩이나 부족한 별점으로 평점이 깎여나갔다. 속상한 날을 보내던 ㄱ 씨에게 걸려온 전화 한 통, 수화기 너머 남자는 '후기 작업'을 ㄱ 씨에게 꼬드겼다.
ㄱ 씨에게는 상당히 끌리는 제안이었으나 양심 장사를 위해 거절했다. 그는 "신규 업체는 이벤트로 할인을 해주고, 결제 방식은 '만나서 결제'로 하면 실제 음식값은 나가지 않고 주문량은 늘고, 별 다섯 개 후기 작성이 가능하다면서 유혹했다"면서 "차라리 그 홍보 비용으로 손님에게 더 좋은 걸 드리는 게 낫다 싶어 안 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 마케팅 대행사에서는 배민 후기와 더불어 네이버 평점, 업체 포털 연관검색어 노출 등도 가능하다며 초창기 경쟁력 확보 문의를 위해 견적을 묻는 업체가 왕왕 있다고 설명했다.
배달앱에 등록된 업체가 후기와 별점에 민감한 이유는 배달앱 검색 상위권 노출 여부가 달렸기 때문이다. 배달앱 배달의민족에 따르면 앱에서 메뉴를 검색했을 때 '주문+거리+찜+평점순'으로 상위권부터 내림차순으로 노출된다. 상위권에 들기 위해 업체는 후기 작성 이벤트 등을 하며 타 업체와 출혈 경쟁을 하기도 한다.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달앱 배달의민족은 지난 7월 허위 후기 단속, 예방 강화책을 펼쳤다.
올해 상반기 7만여 건의 허위 후기 사례를 적발해 후기 작성 금지 등 후속 조치를 했다.
또 전담반 신설, AI 검수 도입으로 허위 후기 단속 건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배달앱 입점 업체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더욱 더 관리에 힘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창원시 의창구에서 홀 없이 배달만 하는 치킨집을 운영하는 ㄴ 씨는 "후기를 꼼꼼히 읽는 편인데 작성자의 다른 후기까지 보다 보면 하루에 후기를 10회 작성한다든가, 지역이 수시로 바뀐다든가 등 조작이 의심 가는 경우를 발견할 때가 있다. 배달앱 스스로 자정하지 못하면 너도나도 후기 양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