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굿' 관련 공연이 경남지역에서 연달아 열렸다.

굿 종류는 달랐지만 포스터에는 모두 '좋은'이라는 뜻의 영어(good)가 표기돼 있었다. 이렇게 말이다. '굿(good).'

언어유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이면엔 굿에 대한 세상의 편견과 오해가 있었다. 한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굿을 미신으로 터부시하는 사람들이 있어 일부러 한글과 영어를 같이 썼다는 것이다.

굿은 무당이 신에게 제물을 바치고 노래와 춤으로 길흉화복 등 인간의 운명을 조절해달라고 비는 제의다. 오래된 인류 풍습이자 국가무형문화재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국가적·민족적 또는 세계적 유산으로서 가치가 큰 것으로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지정된다.

문화재청의 <무형문화재 이야기 여행>에 따르면 크게 목적에 따라 마을 전체의 번영을 기원하는 마을굿, 집안의 무사태평과 행운을 비는 재수굿, 죽은 사람의 넋을 위로하고 좋은 곳으로 가라는 오구굿, 신 내린 사람이 무당이 되고자 할 때 벌이는 내림굿 등 네 종류가 있다. 경남에도 국가무형문화재 제82-4호 남해안별신굿이 있다.

올해 예능 보유자 정영만 선생과 인터뷰를 할 때 그도 굿, 무당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이야기했다. 그는 미신 믿는 무당집 아들이라며 주위 사람들에게 맞아 현재 왼쪽 귀가 들리지 않는다.

그런 말을 담담하게 내뱉는데 그 담담한 말투가 더 가슴 아프게 들렸다.

예능 보유자와 전승교육조교, 이수자 등은 전통의 맥을 잇기 위해 오랜 시간 공부한 이들이다. 그들을 응원해주지는 못할망정 사회적 편견으로 깎아내리는 시선은 없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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