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대구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지역신문 콘퍼런스'에 다녀왔다. 올해 지역언론이 시도한 의미 있는 작업을 소개하고 평가받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경남도민일보 뉴미디어부가 진행한 '21대 총선 기획'을 발표해 동상을 받았다.

지역언론이 저마다 내세우는 결과물과 아울러 과정까지 공유할 수 있어 좋았다. 기획 단계에서 고민, 진행 과정에서 고비가 낳은 성과와 보람은 저들 것이면서 우리 것이기도 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 지역언론이 살길, 그 존재 가치를 찾는 해법이 흥미로웠다. 먹고살 길이 아닌 살길이다.

지역언론은 늘 살길을 고민하지만, 그 내용을 파고들면 대부분 먹고살 길로 쏠리기 마련이다. 구독, 광고, 사업, 행사 등 매체 운영 문제며 구성원 가계 문제다. 살림살이 고민인 셈이다. 물론 넉넉하지는 않더라도 어디 손 벌리지 않아도 될 여유는 저널리즘 성취에 큰 힘이 된다. 먹고살 길과 살길은 매몰차게 선을 그을 수 없는 문제다. 다만 먹고살 길만 골몰하는 삭막한 일상이 자칫 살길을 외면하는 어리석음으로 이어질까 걱정이다.

콘퍼런스에서 접한 다채로운 시도는 대부분 먹고살 길보다 살길에 대한 영감을 제시했다. 어쨌든 먹고살 길은 매체가 각자 감당할 몫 아닌가. 그래서 잠시나마 지역언론이 지역에 존재해야 할 이유와 가치를 확인하는 시간은 꽤 낭만적이었다.

며칠 전 경남도민일보 지면평가위원인 손제희 씨가 페이스북에 쓴 글을 읽었다. 거의 매일, 제법 긴 시간, 줄까지 그어가며 신문을 읽는다는 고백(?)이 깊숙이 다가왔다. 믿고 볼 수 있는 지역신문이 있다며 '#경남도민일보'라고 마무리한 글에서 또 힘을 얻었다. 먹고살 길보다 살길을 먼저 고민할 수 있는 용기는 이렇게 쌓인다.

벅찬 글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댓글을 남겼다. 경남도민일보 홈페이지(idomin.com) 후원회원 게시판 머리에도 적은 글이다.

'건전한 지역언론을 만드는 연대에 늘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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