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투리 잡고 빈정거리는 직장 상관에게
싫은 것·원하는 것 구체적으로 알려주길

상담 의뢰: 저는 사무직으로 5년간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 직속상관은 아니지만 같은 사무실 상사가 있는데 그 사람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 그 상관은 비꼬듯이 이야기하고, 잘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고, 꼬투리만 있으면 빈정거리듯이 이야기를 합니다. 다른 상관에게 이야기를 해봐도 원래 그 사람 성격이니까 신경쓰지 말고, 적당히 무시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상관이 한마디 던질 때마다 계속 신경이 쓰이고 내가 무언가 부족한 게 아닐까 걱정하며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원형탈모가 생겼습니다. 전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답변: 민수 씨가 최근 직장 상사에게 받은 스트레스가 견디기 힘들 정도로 커진 것 같아요. 먼저 그 상관의 문제와 민수 씨의 문제를 구분해봐야 할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은 상관의 빈정대는 말을 그 상관의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민수 씨는 민수 씨의 능력이나 인정에 대한 문제와 직결된다고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늘 최선을 다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지내고 싶어하는 민수 씨의 행동은 대부분 좋은 평판과 결과로 되돌아왔지만 그게 통하지 않는 장애물을 만나고 난 후 극도로 예민해진 상태로 보여요.

민감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는 걸 극도로 싫어하고 피하는 경향이 있어요. 무의식적으로 다른 사람에게서 받은 불편함이 얼마나 감정적 에너지를 소모하게 하는지 알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정신적으로 덜 민감한 사람들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이것은 민감한 사람들에게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죠.

민수 씨가 힘든 또 한 가지 이유를 생각해 보면 사무실의 다른 사람들 앞에서 그 상관이 비꼬거나 비난하는 듯한 이야기를 한 것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민수 씨가 비난받았다고 느끼는 부끄러움, 수치심을 느낀 것일 수도 있어요. 수치심은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에요. 그것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막연한 감정일 때가 많아요. 거기에는 잘못된 것이 드러나는 데 대한 두려움이 따라옵니다.

단기적으로는 불만을 표현하지 않는 것이 더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고, 특히나 분노나 갈등을 피하고 싶을 때는 더욱 그럴 것이에요. 하지만 길게 보면 이건 나쁜 전략이에요. 부정적인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면 민수 씨와 상관의 관계는 불만족스러운 상태로 지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싫어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표현할수록 상대방과 더 명확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요. 상관의 비꼬는 말투나 행동에 기분이 좋지 않다, 어떤 부분이 기분을 언짢게 하는지 이야기를 해주면 그 부분을 변화시켜보겠다고 이야기를 해보세요. 정서적으로 덜 민감한 그 상관은 그제서야 그런 행동이 민수 씨를 힘들게 하는지 알아차릴 수도 있어요.

민감한 사람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는 남들보다 더 큰 어려움과 도전을 경험하지만, 평온한 상태에서는 남들보다 더 깊은 행복을 느낄 수 있어요. 한 연구는 어려운 상황에서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다른 아이들보다 자주 병에 걸리고 사고도 많이 당하지만, 정상적이고 익숙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병에 걸리거나 사고를 당하는 빈도가 낮다는 사실이 증명되기도 했어요.

지금 이 상황에서 민수 씨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현명하게 해결한다면 분명히 더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어 있을 거예요. 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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