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는 공적인 업무를 처리할 때 드는 비용이다. 지방자치단체를 기준으로 설명하자면 지자체 장과 보조기관, 의회사무기구 장, 소속 행정기관 장, 하부 행정기관 장이 직무를 수행할 때 드는 비용이다. 행사, 시책 추진사업, 투자사업이 잘 추진되도록 하는 데 쓰기도 한다.

업무추진비를 쓰면 집행 주체, 일시, 내용, 방법, 대상, 장소, 금액을 기록해야 한다. 이때 등장하는 '장소'가 '맛집'을 찾는 기준이 된다는 이야기를 우연히 접했다. 옳거니! 부정청탁금지법을 어기지 않을 적당한 가격과 구성, 여럿을 만족하게 할 맛과 분위기를 충족하겠다는 판단이 섰다. 그렇게 경남지역 18개 시군 업무추진비를 모조리 뒤졌다. 업무추진비 내용을 내려받아 식당만 추려서 분류하고, 그것을 토대로 팟캐스트 방송을 제작했다. 찾기 쉽도록 텍스트 기사로도 정리했다.

긴 호흡으로 풀어냈던 '공무원 장부 뒤져 찾은 맛집' 기획이 끝났다. 끝난 김에 속내를 풀자면, 이번 기획의 숨은 의미는 지자체 회계집행 투명성과 책임성을 감시하는 데 있었다. 이번 기획을 공개했을 때 이런 반응이 있었다. 공무원이 업무추진비를 쓴 식당은 맛집일 리가 없다, 아는 사람 식당일 것이다, 그래서 못 믿겠다는 반응이었다. 지자체 처지에서 업무추진비 공개는 주민 신뢰도를 높이는 방법이다. 그래서 이왕 공개하는 업무추진비라면 찾기 어렵게 배치하지 말고 전면에 내세우기를 제안한다. 누리집 첫 화면에 업무추진비 내용이 보이도록 한다든지, 내용을 파일로 공개하지 말고 바로 볼 수 있도록 목록화한다든지 말이다. 그리고 몇몇 업무추진비 내용에 장소가 빠진 것을 확인하고는 적잖이 실망했다. 업무추진비 공개를 무겁게 인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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