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죄 폐지·성매매 문제 부각
여성운동가·연극인 삶 조명 등
사회·정치·문화분야 진전 보여
경제 기사 심층성 강화 주문

경남도민일보 제19기 지면평가위원회(위원장 서혜정)가 지난 2일 경남도민일보 5층 회의실에서 '11월 평가 회의(10월 지면 대상)'를 했다.

위원들은 새 기획 '판결문으로 읽는 세상'에 대해 기대했다. 손제희 위원은 "판결문을 통해 범죄 사건의 사실 관계, 심각성뿐만 아니라 법 해석은 어떠했는지 알려주는 기사다. 같은 사건이 반복되지 않도록 사회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일깨워준다"고 밝혔다.

여성운동가 이이효재 선생 타계 소식을 1면 머리로 실은 것에 대해서도 호평했다. 또 지면평가위원회에서 지적된 기사는 빠른 시간에 후속보도까지 이어지고, 기사 제목들도 한글로 바꾸기 위한 고민과 노력, 변화에 박수를 보낸다고 칭찬했다.

◇안기학 위원 = '낙태죄 시대착오적 결정 민주당은 폐지 앞장서야(김해수 기자)'. 사상적인 기사를 다룰 경우에는 이와 반대되는 기사와 함께 기재하였으면 좋겠다. 예를 들어 '낙태죄 폐지 vs 낙태죄 유지' 각각의 주장들을 기사화하여 독자가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고 정확한 상황을 알고 판단할 수 있게 하였으면 좋겠다.

'진주시 "물량 부족한 도내 시군에 독감백신 양보"(김종현 기자)'. 기사를 읽으면서 '전국적으로 부족한 국가 독감백신을 진주시장은 왜 부족한 도내 시군에 양보했을까?', '진주시는 국가 독감백신이 여유가 있어서 양보했는지? 아니면 부족하지만 진주시보다 더 열악한 도내 시군을 위해 양보했는지?' 알고 싶어졌다.

◇서혜정 위원 = '노인보행자 교통사고 건수 어린이 3배(이창우 기자)'. 우리 지역도 노인층의 인구가 많은 곳이다. 경찰청에서 특히 교통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곳이나 사고 유형 등 노인 교통사고 예방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런 정리도 한 번쯤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장애아동 가족 애틋한 사연 가슴 찡한 동화책으로 탄생(이서후 기자)'. 아쉬운 점은, 책 소개를 하면서 가족들의 이야기를 먼저 읽기를 권하는 부분이다. 장애인 가족이 쓴 글이다.

글을 읽으면서, 의도치는 않았지만 사회에서 각인된 장애를 확인시켜주고 또 선입견을 심어줄 염려가 있다. 책을 읽고 감동 두 배를 받아가라는 무언의 압력처럼 다가온다.

◇이효정 위원 = '쏠리는 노동에 마음의 병도 퍼진다(이동욱 기자)'. '우리가 전태일'이라는 코너명이 신선했다. 격무에 시달리는 노동자도 수입이 끊겨버린 노동자도, 또 업무 특성상 사람을 대해야 하는 노동자도 정신적 스트레스가 매우 높아진다는 점을 잘 짚어줘서 좋았다.

'마산 김명시 장군 학교길 개장(민병욱 기자)'. 김명시 장군의 삶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그린 그림이다. 경찰에게 고문당하고 탄압당하면서 조선공산당을 만들고자 했던 독립투사에게 경찰복을 입혀놓는 게 무슨 의미인지 이해가 안 간다. 그리고 '여성친화골목'이 무엇인지 행정에 의문이 생긴다.

▲ 지난 2일 경남도민일보 5층 회의실에서 지면평가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이원정 기자
▲ 지난 2일 경남도민일보 5층 회의실에서 지면평가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이원정 기자

◇손제희 위원 = '떠난 이의 향기-이 시대 김지영들 지탱한 24년생 이이효재(이창언 기자)'. 전국적인 뉴스였지만 우리 지역의 일이기도 했는데 지역신문이 1면에 알려주어 그야말로 '지역'의 '신문'으로서 몫을 온전히 하였다. 이력과 활동 소개에 덧붙인 인용글(이이효재, 다산초당 출판)이 참 좋았다.

'경남 여성 연극인 솔직담백한 대담-원더우먼 안 하면 안 될까(김민지 기자)'. 여성 연극인이 겪는 어려움을 잘 담고 있다. 여성 연극인들이 '취재를 부담스러워'하고 '실타래처럼 복잡한' 이야기라고 쓴 대로 아직은 여성으로서 좋아하는 연극을 즐겁게 하기 위한 해법을 충분히 나누지 못하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워크숍 개최 배경, 인터뷰 내용에서 기자의 기사 구성 의도가 명확하게 읽히는 기사였다.

◇허민지 위원 = '예술활동증명서 발급 수도권과 격차 커(김민지 기자)'. 예술인 복지사업 참여를 위한 기본절차이자 지원 대상 여부의 기준이 되는 예술인활동증명이 어째서 이토록 낮은지, 지역에 따른 현상인지, 후속기사가 있으면 좋겠다.

'창원 여성청소년쉼터 쉴 곳 찾았다(김해수 기자)'. 애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상반기에 문을 열 계획이었으나 2년 이상 더 걸리게 된 상황이라는, 옆구리를 콱 찌르는 기사였다. 또한 시설에서 어떤 활동이 이루어지고 지원될지, 이용할 수 있는 연령대와 연장은 몇 회 가능한지 등의 내용이 실려 있어서 좋았다.

◇이재성 위원 = '공인중개사, 전세 계약갱신 여부 확인 의무화 반발(김희곤 기자)'. 임대차 3법 관련 공인중개사들의 목소리도 지속적으로 다뤄줬으면 좋겠다. 현장에서 이뤄지는 계약방법이나 관련 사항이 취재를 통해 현실은 이렇게 운영되고 있고 이를 개선하는 방법은 어떤 방법이 좋다는 것을 공인중개사의 말을 빌려 기사가 나오면 좋겠다.

'금융노조, 경남은행 합병 추진 중단 촉구(김희곤 기자)'. 보다 자세한 기사를 기다린다. 1지주 2은행에서 합병의 까닭을 보다 종합적인 관점에서 다루어줬으면 좋겠다. 이러한 사건을 통해 누가 어떤 피해를 보는지, 아니면 합병이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옳은 방향인지 궁금하다.

◇김홍채 위원 = '"84㎡ 매매 9억" 창원 아파트값 양극화(김희곤 기자)'. 기사의 의도나 줄거리는 보이지 않고 아파트 가격(시세)에만 눈길이 가는 불편한 기사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해당 아파트가 주거공간이 아닌 돈 버는 물건으로만 보일 수도 있다.

'세금만 축내는 정책? 지역사랑상품권(김희곤 안지산 기자)'. 지역화폐 발행 전후의 특정 시장 매출액 변동이나 어느 소상공인의 소득 변동, 지역화폐 사용 가능 여부에 따른 동종 업종의 매출액 증감 비교와 같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추가 분석기사의 필요성을 느낀다.

◇이우기 위원 = '외국어 틈 토박이말 간판, 쉽고 고와 잊히지 않지요(이혜영 기자)'. 한글날을 맞이하여 3면에 싣던 기획기사를 1면으로 옮겨 실었다.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곳곳에 있는 예쁜 우리말 간판을 잘 찾아 드러냈다. 3면에서도 공공기관 보도자료의 문제점을 잘 짚었다. 그리고 이날 제호도 멋지게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감염병 전문가 "독감 백신-사망 연관성 희박"(김해수 기자)'. 대부분 언론은 4명이 사망했다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하지만 <경남도민일보>는 전문가의 의견에 귀를 기울였다. 불필요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 것이다.

어떤 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일부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따라가지 않고 냉정하고 차분하고 사건의 전후를 살펴보는 경남도민일보에 믿음이 가는 이유이다.

◇김태형 위원 = '의사도 응급실도 부족 '지역 차별' 언제까지(이창언 기자)'. 타이틀이 자극적이다. '차별'이란 것은 주체가 있는 의식적인 행위일 것이고, '격차'라 함이 적절한 것이 아닌가? 또한 공공의료원 인력부족 문제는 단순히 지역의 문제가 아닌 의료계 전체의, 복잡하고 어려운 보건정책적인 문제이다.

'판결문으로 본 세상-철없는 아이들? 성 착취한 어른들의 책임(김해수 기자)'. 법과 판결을 다루는 소위 기성언론의 시각은 자극적인 사건과 자극적인 결론에만 치우쳐진 부분이 있었다. 이 기사는 기성언론의 일반적인 보도와는 전혀 다르다는 면에서 우선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판결문에 나타난 판사의 시각과 고민을 잘 버무려 던져주고 있어 더욱 좋았다. 

◇참석 = 김홍채 서혜정 손제희 안기학 이재성 이효정 허민지 위원

◇보고서 제출 = 김태형 이우기 위원

◇참관 = 유은상 편집국장, 이승환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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