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신탑·'5·16군사혁명 기념비'반면교사 이유로 존치
시민단체 "부마항쟁 유린 '기념물'반드시 철거해야"

5·16군사쿠데타와 10월 유신을 찬양하는 창원시 내 기념물을 철거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창원에는 마산합포구 회원2동에 '5·16군사혁명 기념비'가, 현동 동전고개에 '유신동산' 표지석이, 진해 아이세상장난감도서관 뜰에 '시월 유신탑'이 있다.

누가 건립했는지 명확하지 않은 5·16군사혁명 기념비는 1961년 8월 15일 건립된 것으로 새겨져 있다.

높이 2m·너비 40㎝ 크기의 기념비는 1999년 10월 시민단체인 열린사회희망연대에 의해 철거되기도 했다. 하지만 철거 한 달 뒤인 11월, '오욕의 역사든 영광의 역사든 길이 보존하여 반면교사로 삼자'는 안내문과 함께 다시 세워진 후 현재까지 방치되고 있다.

유신동산은 1977년 12월 당시 통일주체국민회의(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유신헌법에 의해 설치된 헌법기관이자 국민적 조직체) 마산지역 대의원들에 의해 세워졌다.

유신동산 표지석 뒤에는 '조국의 무궁한 번영과 평화의 남북통일을 기원하면서 우리들은 삼가 여기에 동산을 세우노라'는 글과 함께 동산을 만든 날짜와 국민회의 마산지역 대의원 명단이 새겨져 있다.

네 사람이 유신헌법을 떠받들고 있는 형상의 진해 시월유신탑은 1973년 3월에 만들었다. 애초 탑은 옛 육군대학 앞 삼거리에 9m 높이로 세워졌다가 1976년 8월 3m 높이로 축소돼 지금 자리로 옮겨졌다. 지역 시민사회계는 지난 1990년대 말 철거 목소리를 내기도 했지만, '치욕스러운 역사 상징으로 남겨두자'는 쪽으로 시각을 바꾸기도 했다.

적폐청산과민주사회건설 경남운동본부는 29일 창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5·16군사쿠데타·유신 기념물 철거를 요구하기로 했다.

경남운동본부는 "5·16은 수많은 마산시민의 피의 희생을 딛고 만들어 낸 민주화를 무참히 짓밟은 군사 쿠데타"라며 "유신은 박정희가 종신집권을 위해 만들어 놓은 유례없는 극악한 독재체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3·15의 도시 창원, 부마항쟁의 도시 창원에 3·15를 부정하고 부마항쟁을 유린하는 기념비는 반드시 철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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