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한국 생활 15년 차 두 공주 엄마가 된 김성윤입니다. 올해는 유난히 마음이 아프고 힘든 한 해를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물론 저희들 뿐만은 아니겠지만요.

전 세계를 뒤흔든 코로나19로 초등학교 졸업과 동시 졸업식도 신나게 하지 못하고 친구들과도 신나게 놀지 못한 울 큰 공주. 졸업하고 친구들이랑 신나게 놀 거라고 기대만발하였지만 물거품이 되고 울상이 된 울 큰 공주.

그래도 중학교 갈 때는 괜찮을 거라고 그나마 희망을 가지고 있었지만 입학 기간이 다가올수록 마음이 초조해진 아이를 보니 마음이 더 아팠습니다.

예상대로 여중의 문은 꽁꽁 닫히고 아이들은 마냥 기다려야 하는 공문. 어쩜 좋아 새로운 친구들 만날 준비도 되었는데 '왜 우리 중학교 진학할 때 이런 일이 생기느냐'며 마음이 아프다고 합니다. 아이의 심정을 알기에 뭐라고 말을 할지 대답을 못 하고 등을 쓰다듬어 주었습니다.

저는 오후 출근이라 애들 둘만 두고 일터로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여동생도 부탁하고 출근하는 길이 무거웠습니다. 둘이 잘 지내고 있는지, 짜증 나서 동생하고 싸우지는 않는지 마음이 불안하였습니다.

생각밖에 집에서 곧잘 동생을 잘 챙기고 그 와중에도 숙제도 봐주고 간식도 챙겨주고 하여서 너무 뿌듯하였습니다.

때론 아직 어린데 이런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이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는지는 누구도 예측이 불가능한 일이라 두 아이에게 스스로 무엇이든 해야 한다는 것을 심어주고자 집안일을 도와주면 좋겠다고 건의를 해보았습니다. 흔쾌히 대답하는 공주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물어보더라고요. 일단 너희들이 어질러 놓은 곳부터 청소하고 밥하기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물론 공짜는 없는 것, 소소한 보상은 꼭 있다는 것입니다.

방콕인 상황에서 지역 아동센터도 휴원 상태이지만 맞벌이 부부의 편리를 생각해주신 지역아동센터 원장님과 사회복지사 선생님, 그외 자원봉사로 소매 걷고 나선 선생님들이 매일 따끈따끈하고 색다른 식단으로 저녁 식사와 간식을 집으로 배달하여 주셔서 아이들의 저녁 식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어서 무척 고마웠습니다.

아직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19로 우리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만큼은 빼앗기지 않았으면 좋겠고 이젠 가을 단풍 구경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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