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찰 915명 총경 이상 전무…전국서도 3.2%뿐

경남지역 경찰서장 23명 가운데 여성은 한 명도 없다. 다변화하는 범죄에 대처하려면 다양한 시각이 필요하다는 사회적 요구에 맞게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양기대(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을) 국회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지방청별 여경 경찰서장 현황'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말 기준 서울청과 경기북부청·전북청 각각 1명, 충남청 2명, 경기남부청 4명 등 전국 18개 지방청 가운데 5곳에만 여성 경찰서장이 있었다. 경남청 23개 경찰서에는 여성 서장이 1명도 없었다.

전체 총경 이상 경찰관은 712명으로, 이 가운데 여성은 3.2%(23명) 수준이었다. 총경 이상 여성 경찰관은 본청(3명)을 제외하고 경기남부청(5명)에 가장 많았고, 서울청 4명·인천청 3명·충남청 2명 등 순이었다.

경찰청은 여성·청소년 범죄가 증가하는 만큼 여성 경찰관 역할이 강조된다는 인식을 함께 하고, 여성 간부 비율도 늘리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성과는 미미하다.

경찰청이 발간한 <2020 경찰백서>에는 "2022년까지 여성 경찰 15%를 목표로 설정, 매년 경찰관을 선발할 때 일정 비율을 여성으로 선발하고, 승진 때도 우선 배려하고 있다"면서 "특히 조직 내 여성 대표성을 높이고자 경감 이상 여성 관리자 비율을 2022년까지 7% 이상으로 확대하는 '여성관리자 임용목표제'를 도입해 추진한다"고 적혀 있다.

백서를 보면 2019년 12월 31일 기준 여성 경찰관 수는 1만 5092명으로 전체의 12.1%였다. 전체 경감 이상 관리자 중 여성 비율은 3.9%(896명)에 불과했으며, 총경 이상은 18명으로 전체의 0.4% 수준이었다.

그나마도 경남청 사정은 더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0월 기준 경남청 전체 여성 경찰 915명 중 간부급인 총경 이상 0명, 경정 3명(0.3%), 경감 33명(3.6%)으로 나타났다. 경사 23.8%, 경장 32.4%, 순경 22.7%로 집계됐다.

양기대 의원은 "하위직급보다 고위직 여성 경찰관 비율은 거의 제자리걸음, 정체 수준"이라며 "유리천장을 깨기 위한 과감하고 혁신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에 지원하는 여성, 특히 간부후보생 비율이 적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는 지적도 있지만 경찰대 간부후보생 비율을 보면 매년 10% 내외로 여성 후보생들이 나오고 있다.

따라서 여성 시각을 치안현장뿐 아니라 전반적인 경찰 업무에 스며들게 하려면 여성 간부 경찰관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김진혁 경남대 경찰학과 교수는 "그동안 치안 활동이 중요했기 때문에 경찰의 남성적인 역할이 더 강조됐으나 앞으로는 경찰에게 더 다양한 분야에서의 서비스가 요구된다"면서 "경찰 내 여성 간부 할당제를 도입해서라도 여성 범죄 피해자들 입장을 세심히 들여다볼 수 있는 여성 간부를 배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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