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나온 후 의료기관 한산

경남 도내에서도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4건 생기면서 도민의 불안감이 커지는 가운데, 접종 현장을 찾는 도민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오후 2시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의료기관 앞은 한산했다. 지난 15일만 해도 십수 명의 시민이 한 줄로 순서를 기다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이날은 달랐다. 이따금 4~5명의 시민이 한꺼번에 찾아왔지만 곧 건물 내로 사라졌다.

이곳은 시민이 좁은 공간 안에 몰리는 일을 막고자, 건물 지하에 예방접종실을 마련해 두고 드나드는 인원을 조절해 왔다.

접종실에서 1층으로 올라오는 계단까지는 거리 두기 스티커가 붙어있었다. 그곳까지는 실내에서 대기할 수 있지만 그 이상 사람이 몰릴 경우 밖에서 기다리도록 했다. 접종을 마친 사람들이 나가는 만큼만 실내로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이날은 실내에서도 줄을 선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이 의료기관 관계자는 "생각보다 접종을 받으려는 시민이 많이 줄어든 편"이라며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오래 걸리면 1시간 가까이 기다리는 일도 있었지만 지금은 큰 대기 없이 예진을 거친 후 접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산회원구 내 또 다른 병원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원무과 관계자는 "월요일, 화요일만 해도 예방접종을 위해 100명이 넘는 시민이 찾아왔지만, 오늘은 10명이 채 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원래 접종 시작일 이후 인원이 점점 뜸해지는 경우가 있기도 하지만, 이번에는 사망자 보도로 말미암은 불안감이 겹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접종을 받고자 병원을 찾은 하 모(53·마산합포구 오동동) 씨는 과도하게 불안해할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을 냈다. 그는 "예방접종을 하고 숨지는 사람이 올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만약 독감에 걸려 열이 나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고 나서야 제대로 된 진료를 받을 수 있는데 오히려 그런 상황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접종이 끝난 환자들은 '예방접종 후 주의사항'이라는 안내문을 받았다. 여기에는 접종 당일 목욕·샤워·음주 금지, 접종 후 5~10분간 대기 후 상태를 확인, 1~2주간 이상 징후 발견 즉시 내원 등 지켜야 할 사항들이 적혀 있었다.

실제 경남 사망자 4명 중 2명이 목욕탕에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접종을 받는 도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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