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서도 접종 후 사망 잇따라
모두 고령자·기저질환 확인
백신 문제·부작용 가능성 일축
"어린이·노인 반드시 맞아야"

경남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접종한 사망자 4명이 발생했으나 감염병 전문가들은 이번 사망 사례가 독감 백신의 부작용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면역력이 취약한 노인이나 어린이들은 반드시 독감 예방 접종을 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마상혁 경남도의사회 감염병대책위원장(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은 최근 사망 사례들이 독감 백신 접종과는 무관하다고 봤다. 그 근거로 사망자들 연령대가 특정된다는 점을 들었다. 질병관리청이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망 사례(21일 오후 2시 기준) 9건 중 인적사항이 공개된 7건을 살펴보면 10대 1명, 50대 1명, 60대 1명, 70대 2명, 80대 2명으로 70대 이상이 절반 넘게 차지했다. 도내 관련 사망자 역시 4명 모두 70대였다.

만일 독감 백신에 문제가 있었다면 전 연령대에서 사망자가 발생해야 했고, 특히 병에 가장 취약한 이미 접종을 마친 아이들한테서 부작용이 나타났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들은 지난달 25일 접종을 시작했으며, 대상 중 68.8%가 접종을 완료했으나 알려진 사망 사례는 없다. 만 13~18세 접종은 지난 13일 시작해 약 48.2% 완료했다.

뿐만 아니라 마 위원장은 매일 수십 건씩 발생하는 돌연사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돌연사 원인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급성심장정지 발생 건수는 매년 3만 건에 육박하며, 생존율은 10% 미만이다. 보통 날씨가 추워지는 10월부터 급증하는데 이번 사례들도 비슷한 사례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김탁 순천향대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사망 사례들이 예방 접종보다는 고령이나 기저질환과 관련성이 크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는 뜻을 전했다.

▲ 22일 오후 창원의 한 병원에서 노인이 독감 예방 접종을 받고 있다. 며칠 새 독감 예방 접종 희망자가 줄어 노인은 기다리지 않고 접종을 받았다.  /김신아 인턴기자 sina@idomin.com
▲ 22일 오후 창원의 한 병원에서 노인이 독감 예방 접종을 받고 있다. 며칠 새 독감 예방 접종 희망자가 줄어 노인은 기다리지 않고 접종을 받았다. /김신아 인턴기자 sina@idomin.com

실제로 국내에서 독감 백신 예방 접종으로 사망했다고 인정된 사례는 25건의 신고 중 2009년에 발생한 단 1건뿐이다. 당시 65세였던 여성은 접종한 지 3일 뒤부터 근육과 근력이 저하하는 증상이 생겨 '밀러-피셔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이는 일종의 알레르기 반응으로 독감 백신의 대표적인 부작용이다. 다른 24건은 대부분 기저 질환이 원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창원지역 사망자 2명은 각각 당뇨와 고혈압을 앓았으며, 통영지역 사망자는 당뇨와 고혈압·심장질환·뇌혈관질환, 창녕지역 사망자는 고혈압을 앓고 있었다.

이러한 전문가 설명에도 전국에서 관련 사망자가 속출하자 시민들은 독감 주사를 맞아야 할지 고민이다. 하지만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확한 사인이 밝혀질 때까지 독감 접종을 미루거나 맞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통상적으로 매년 11월께 독감 환자들이 급증해 시기적으로 지금 접종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예방접종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손실이나 피해보다는 접종으로 얻는 예방 이득이 압도적으로 크다고 알려졌다"면서 고위험군은 예정대로 접종을 해야 한다고 권했다.

마 위원장은 정부가 국민들이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국민을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부작용보다 예방 효과가 크다는 설명에서 한발 더 나아가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현재 사망자 연령대가 특정되는 점, 국내 독감 백신 접종으로 사망이 인정된 사례는 단 1건인 점, 하루에도 수십 명이 돌연사로 사망하는 점 등을 근거로 지금의 사망이 백신과 관련이 없음을 밝히고 접종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2일 국정감사에서도 독감이 이슈였다. 이날 교육위원회 국감에 참석한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은 배준영(국민의힘·인천 중강화옹진) 의원이 "독감백신 접종을 진행하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보냐"고 묻자 "개인적인 생각으로 그렇다"고 답했다. 다만 예년과 비교해 사망자가 늘어난 것은 우려스럽다며 전체적인 원인 규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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