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인프라코어 매각 등 연내 3조 이상 확보 절차 착착
"가스터빈 개발·그린뉴딜 영향…내부 직원들도 기대감 커져"

두산중공업의 정상화를 위한 두산그룹의 자구안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자금난 해소를 위해 유상증자, 자산매각 등을 통해 3조 원 이상을 확보하기 위한 고강도 자구안의 '마지막 퍼즐'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도 순항하고 있다.

◇순항 중인 자구안 이행 = ㈜두산은 구조조정에 돌입한 이후 첫 자산정리로 지난 9월 두산타워 빌딩을 매각했다. 매각 금액은 8000억 원이다.

지난달 두산중공업은 이사회를 열고 1조 3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의결했다. 두산중공업은 7월 클럽모우CC 매각대금을 채권단 지원자금 상환에 사용했으며, 이번 유상증자로 마련하는 자금 역시 차입금 상환에 활용한다.

두산은 두산중공업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재원 확보를 추진해왔다. 8월에는 네오플럭스 지분 96.77%를 신한금융지주에 730억 원에 매각했고, 박정원 회장 등 대주주들도 책임경영 차원에서 두산퓨얼셀 보유지분 23%를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했다. 두산건설도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에서는 알짜 계열사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두산그룹 3조 원 자구안 마련의 마지막 퍼즐로 꼽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선두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이 참여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지분 36.27%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시가총액은 1조 7000억 원으로, 지분 가치는 대략 6000억 원이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더하면 매각가는 8000억 원에서 최고 1조 원 수준까지 거론되고 있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두산은 연내에 약 3조 2000억 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채권단으로부터 빌려 온 3조 6000억 원에 근접한 금액이다.

▲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 두산중공업 직원들이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의 최종 조립 작업을 하고 있다. /두산중공업

◇국감서도 뜨거웠던 두산중 =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두산그룹 구조조정에 대한 질의가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산업은행이 2011년부터 두산중공업에 총 3조 731억 원을 지원했는데, 그중 60%에 해당하는 약 1조 9053억 원(8월 말 기준)이 미상환 상태"라며 "일각에서는 탈석탄 정책으로 두산중공업 석탄화력발전 사업에 투입된 자금 상당부분을 돌려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두산그룹의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두산중공업에 투입한 3조 원을 모두 회수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방문규 수출입은행장도 19일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해진(국민의힘) 의원이 "두산에 투입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느냐"고 묻자 "자율적으로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고 내년까지 자구계획으로 해당하는 금액이 순조롭게 상환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답했다.

◇커지는 경영 정상화 기대감 = 두산그룹이 애초 약속한 3조 원 규모의 자구안 이행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내부적으로 경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 사업부문을 2025년까지 연매출 1조 원대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밝히는 등 신성장동력 사업 영역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두산중공업 한 직원은 "올 초만 하더라도 대규모 인력 감축과 일부 사업장은 휴업까지 이어지며 대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다"면서 "국내 최초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과 정부가 추진 중인 '그린 뉴딜 정책'으로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내부적으론 위기감이 사라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지난해 우리사주로 구입한 회사 주식(청약가 5550원)이 2000원대로 떨어졌다가 최근 청약가의 2배 이상을 회복했다"면서 "주가가 오르면서 직원들의 사기가 올라가고, 시장에서 회사 가치를 긍정적으로 보는 데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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