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상점' 등 도내 3곳 휴폐업률 5.6∼30% 상대적 낮아
초기실패 교훈 삼은 기반시설 조성·문화활동 연계 효과

전국 청년몰 점포들의 3년 내 휴폐업률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실패한 사례를 발판삼아 사업을 보완해 추진한 경남지역 청년몰 휴폐업률은 낮았다.

청년몰은 전통시장 내 유휴공간을 활용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젊은층 소비자를 끌여들여 시장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국비와 지방비가 각각 55 대 45 비율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동안 총 500억 4200만 원이 투입됐다.

많은 재정을 들였음에도 청년몰에 입점한 점포 과반이 3년도 되지 않아 휴업하거나 폐업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황운하(더불어민주당·대전 중구) 의원이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2018년 2년간 청년몰 점포 459곳 중 67.1%(308곳)가 휴폐업했다.

또 2019년 9월 기준 전국 26개 전통시장의 청년몰 내 점포 347곳이 영업 중이었으나 10개월 만인 2020년 7월 39.19%(136곳)가 문을 닫았다.

경남지역 청년몰 사정은 나았다.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도내 청년몰의 휴폐업 점포 수와 휴폐업률은 진주중앙시장 30%(10곳 중 3곳), 진주 중앙지하도상가는 5.6%(18곳 중 1곳)로 집계됐다.

▲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마산부림시장 지하상가에 문을 열었던 '청춘바보몰'의 과거. 4년 전 개장했으나 입점했던 12개 점포가 모두 문을 닫았다. 이 실패 사례는 경남도 청년몰 사업의 교훈이 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마산부림시장 지하상가에 문을 열었던 '청춘바보몰'의 과거. 4년 전 개장했으나 입점했던 12개 점포가 모두 문을 닫았다. 이 실패 사례는 경남도 청년몰 사업의 교훈이 되고 있다. /경남도민일보 DB

경남도에 따르면 도내 청년몰은 진주 중앙지하도상가 '황금상점', 진주중앙시장 '비단길청년몰', 김해 동상시장 '동춘씨(동상시장 청춘 시전)' 등 3곳이 운영 중이다. 거창군 전통시장 청년몰은 올해 예산을 받아 조성 중이다.

청년몰보다 규모가 영세하지만 전통시장 내 청년 상인 입점을 지원하는 청년상인지원사업은 창원 회성시장 '청년이음몰', 양산 남부시장 '흥청망청' 등 2곳이다.

경남지역의 휴폐업률이 전국 상황보다 낮은 이유는 청년몰 사업 초기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부림시장 '청춘바보몰', 진주시 대안동 중앙시장 '청춘다락'에서 겪은 실패를 바탕으로 사업을 보완했기 때문이다.

2016년 개장한 청춘바보몰이 2년 만에 문을 닫는 모습을 지켜본 김종철 마산부림시장번영회장은 실패 요인으로 청년들의 경험 부족도 있지만 여름철 냉방 문제 등 사후관리 부족이 컸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창업 전선에 처음 뛰어드는 청년들인 데다 창업 컨설팅 등 교육시간도 부족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에어컨이 없었고 지하라 환기가 어려운 점 등 쾌적하지 못한 환경 등이 영업 걸림돌이었다"고 말했다.

▲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마산부림시장 지하상가에 문을 열었던 '청춘바보몰'의 현재. 4년 전 개장했으나 입점했던 12개 점포가 모두 문을 닫았다. 이 실패 사례는 경남도 청년몰 사업의 교훈이 되고 있다.  /안지산 기자
▲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 마산부림시장 지하상가에 문을 열었던 '청춘바보몰'의 현재. 4년 전 개장했으나 입점했던 12개 점포가 모두 문을 닫았다. 이 실패 사례는 경남도 청년몰 사업의 교훈이 되고 있다. /안지산 기자

경남도와 시군은 실패를 거울삼아 각종 휴게·문화시설을 포함한 복합 청년몰을 구상했다. 경남도 일자리경제국 소상공인정책과 관계자는 "초창기 청년몰, 청년상인지원사업은 상인에게 인테리어 비용, 임차료, 창업 교육 정도만 지원하고 기반 조성은 잘되지 않아 폐업률이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지금은 초기 청년몰 모델에서 편의시설과 협업공간을 보완한 복합 청년몰 사업을 추진해 창업 교육은 물론 청년몰 홍보, 이벤트 활성화와 청년몰 확장 등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주시는 올해 텅 비었던 중앙시장 청춘다락 공간을 상업공간이 아닌 문화 활동도 함께할 수 있도록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마련했다.

지난해 말에 조성된 김해 동상시장 '동춘씨'는 김해시가 시장 건물을 직접 매입해 임대료를 대폭 낮춰 청년상인 부담을 덜어주면서 효과를 봤다.

거창전통시장에 조성 예정인 청년몰도 군이 시장 건물을 직접 매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일부는 전통시장 방문객 수가 줄고 고령층이라 청년몰 등의 실험을 할 것이 아니라 전통시장 부흥을 먼저 이끌어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산부림시장 한 상인은 "청년층을 끌어들이면서 젊은 전통시장을 만들자는 취지는 좋으나 기존 전통시장도 힘을 못 쓰는 마당에 너무 모험하는 것이 아니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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