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위기에 인구소멸 위기도
균형발전 돌파구 될 국제관문공항

김해공항 확장이냐 가덕도 신공항이냐?

국무총리실 산하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 발표가 늦어지면서 가뜩이나 힘든 동남권은 지치고 있다.

다행히 국무총리가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서 희망 섞인 메시지를 내놓았지만 그동안 이런 '희망고문'이 어디 한두 번이었던가?

대한민국은 수도권 공화국이다. 수도권 인구가 50%를 넘었다. 앞으로 100년간 수도권 집중이 지속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20~30대 젊은이들이 수도권으로 떠난다. 일자리가 없고 먹고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이 떠난 지방은 그래서 더 어렵다. 악순환의 연속이다. 획기적인 지역 균형발전 정책이 없는 한 지방은 소멸할 수밖에 없다.

제조업이 몰려있는 동남권 경제는 위기 상황이다. 지난 6년간 '동남권 경제성장률'은 전국 경제 성장률에 크게 못 미친다.

2014년 1.8%(전국 3.1%), 2015년 1.8%(전국 2.8%), 2016년 1.1%(전국 2.9%), 2017년 0.0%(전국 3.2%), 2018년 -0.3%(전국 2.7%), 2019년 1.2%(전국 2.0%)로 나타났다.

저성장이 장기화하면서 기업·가계뿐 아니라 지역 경제를 지키는 '제방(bank)' 지역 은행도 힘들어지고 있다. 동남권의 전반적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하고 있다.

코로나 이후는 더 심각하다. 전년 동기 대비 제조업 생산증가율은 올해 1분기 전국 5.5%, 동남권 -2.6%로 나타났다. 2분기 들어서는 전국 -5.2%, 동남권 -14.2%로 하락 폭이 커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남권 주력 수출품의 수출증가율은 모두 큰 폭 하락했다. 선박·해양구조물 -12.7%, 자동차 -25.8%, 석유 제품 -39.3%, 자동차 부품 -26.8%, 합성수지 - 19.8% 등이다. 수출 금액은 2007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동남권 취업자 수는 올해 2분기 들어 작년 동기 대비 10만 명(월평균 기준)이나 줄었다.

1970년대 이후 대한민국을 먹여 살려온 동남권 경제에 세계적인 제조업 부진과 코로나가 겹치며 골병이 깊어지고 있다. 중후장대 제조업은 방향 전환도 쉽지 않다. 동남권을 살리기 위해서는 특단의 돌파구가 필요하다.

동남권을 '메가시티'로 엮어 시너지를 높이고, 24시간 안전하게 운영되는 관문 공항 건설이 바로 그것이다. 정부는 지역 균형발전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동남권 메가시티가 사람·돈·물류를 모으는 산업 중심이 되려면 항만·철도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통팔달 국제 관문공항이 필수적이다. 김해공항을 확장하는 수준으로는 동남권의 미래를 설계할 수 없다.

멀리 외국사례를 들 필요도 없이, 대구 인구를 50만 명이나 추월하고 부산을 40만 명 차이로 따라붙은 인천을 보자. 영종도 인천공항과 같은 국제 수준 관문공항이 왜 필요한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경제는 심리다. 동남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정감을 경남·부산·울산에 심어줘야 한다.

신공항은 토목 건설이 아니다. 동남권 미래 먹거리를 설계하는 출발점이다. 고향을 떠나지 않고도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 미래. 가덕신공항은 동남권 미래에 대한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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