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상호 작가 아홉 번째 개인전

고운 빛깔을 내는 사과 20여 개가 나무 상자에 담겼다. 수북이 포개진 사과 틈바구니 안에 자리 잡은 돼지들의 모습이 널찍한 화폭을 타고 펼쳐진다. 제대로 잘리지 않은 기다란 나뭇가지가 여전히 사과 꼭지에 달린 채 걸쳐있다. 수명이 다해 떨어질 듯한 초록 이파리는 가까스로 나뭇가지에 붙어있다. 사과에 팔을 걸친 돼지 2마리는 금방이라도 꿀꿀 소리를 낼 것 같은 모습으로 그림 속에 뒤얽힌다. 상상갤러리에서 본 1800만 원짜리 작품 '행복한 사과' 이야기다.

▲ 변상호 작 'Happy Apple'.  /상상갤러리
▲ 변상호 작 'Happy Apple'. /상상갤러리

경남미술협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화가 변상호(50) 씨의 새로운 연작이 나왔다. 지난 6일부터 창원시 마산합포구 창동예술촌 상상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그의 9번째 개인전 'HAPPY APPLE'(행복한 사과)에서다. 올해 제작된 신작을 위주로 한 그의 개인전에선 영어로 행복한 사과라는 이름이 붙은 사과 그림 21점을 만나게 된다. 그의 개인전은 지난 2017년 5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사과를 주제로 작품 활동을 이어온 건 2017년 이래 지금까지 3년이 넘었는데, 노랗고 빨갛고 분홍빛도 나는 여러 꽃 사이에 놓인 사과의 모습이 각기 다른 크기로 그려져 전시장에 나붙었다. 먹음직스러운 사과의 이미지를 소재로 삼아 과일을 본 현대인들에게 행복감을 주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표현된 연작이다.

변 작가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많은 분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조금이나마 작품을 보면서 기분이 전환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5일까지. 월요일 휴관. 상상갤러리(055-719-0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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