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주민자치회 관심·참여를
스스로 나의 일상을 만들어가는 일

매주 금요일 자에 '전국 주민자치회 현장'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취재 대상은 각 읍면동의 주민자치위원회와 한발 앞서 주민자치회로 전환된 곳입니다. 그 밑거름인 행정리·통 차원의 마을공동체운동도 취재하고 있습니다.

동네마다 주민자치회(혹은 위원회)는 거의 다 있습니다. 내가 모르거나, 무관심해서 존재를 느끼지 못할 뿐입니다. 우리 동네 주민자치회 상태는 어떤지, 내가 참여할 공간은 없는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이렇게 묻는 분이 계십니다. "왜 그래야 하는데?" 맞습니다. 맨 처음 맞닥뜨리는 벽입니다.

이론은 이렇습니다. "지방자치는 단체자치와 주민자치 두 바퀴로 굴러간다. 지자체에 권한과 돈을 주고 단체장을 직접 뽑는 게 단체자치라면, 주민자치는 자치·투표·발안·소환 등의 방법으로 주민들이 참여하는 것이다." 그런데, 주민자치는 우리에게 생소합니다. 백번 맞는 말인데 실제로는 거의 이뤄지지 않으니 실감이 되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방자치 기사를 쓸 때마다 주변 지인들의 반응을 묻는데, 대부분 "그렇지, 그래야지"라면서도 "그런데 그기 잘 되겠나" 식으로 끝을 흐립니다. 심지어 "관심 없어!", "이 시국에 무슨 한물 간 지방자치야.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냐"면서 고개를 젓습니다.

그래서 저도 취재를 가는 곳마다 그곳 활동가들에게 물었습니다. "왜 주민자치를 해야 되는데요?"

충남 홍성군마을만들기지원센터 이창신 사무국장은 이러더군요. "명분 차원이 아니다. 현실을 위해 필요하다. 보통, 사람들이 자기 의견을 내면 참여를 한다. 말하지는 않아도 그 자리에 있었으면 불평은 안 한다. 우리 주변에는 정치에 대해 욕만 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이 결정에 참여할 수 없고, 그 과정을 몰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홍성에서 주민자치에 참여하는 분들은 욕하는 시간에 자기 의견을 낸다."

경북 의성군마을자치지원센터 황종규 센터장은 "집에 가면 쉬고 싶지, 주민자치가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답했습니다. "우리에게는 '자치 DNA'가 있다. 자유를 원하고, 자기가 결정하기를 바란다. 그게 인간 본능에 가깝다. 매일 차리는 밥상을 예로 들자. 차린 밥상을 받는 건 당장에는 편하지만 자기가 원하는 메뉴로,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밥을 먹을 수는 없다. 그러려면 자기가 직접 밥을 차려야 한다. 우리는 1960년까지 읍면 단위 주민자치를 했다. 지금은 그게 중단돼 있을 뿐이다. "

이분들 말씀을 들으니, 작년 지방분권전국회의 이창용 집행위원장의 인터뷰 내용이 떠오르더군요. "스위스는 따분할 정도로 차분하다. 식당도 술집도 일찍 문을 닫는다. 한국 관광객들은 '무슨 재미로 사노?' 한다. 그런데 그렇게 따분해 보이는데 정치는 매일 바뀐다. 주민자치로 그들 스스로 자신의 일상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정치가 시끄럽다. 그런데 바뀌는 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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