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면 말고'식 가짜뉴스 넘쳐나도
휘둘리지 않는 민심이 세상 움직여

블로그를 시작으로 유튜브까지 대중화되면서 뉴스가 신문·방송의 전유물인 시대는 이제 완전히 지나갔다. 신문·방송에서 내보내는 뉴스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자유로워졌다. 그렇다면 지금의 상황이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할 수 있을까?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최근 1년 남짓 동안 특정 사안에 대해 쏟아진 여러 보도를 보면 그야말로 혼돈 그 자체다. 조국에서부터 윤미향·박원순·추미애 그리고 최근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에 이르기까지 과녁을 바꿔가며 퍼붓는 조중동류 기사는 유튜브로 전달되어 확대재생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내용을 보도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실 확인이다. 어느 일방이 제공한 제보라면 사실관계부터 따져야 한다. 그런데 어떤가? 일단 그냥 '의혹'을 붙여 내지르기부터 한다. 그 다음은 아니면 말고 식이다. 당사자가 항의하면 앞선 보도에 잘못이 없는지 먼저 살펴야 맞다. 그런데 보복용 가짜뉴스를 작성해 오히려 덤터기 씌우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한다. 한 발 더 나아가 해당 기자나 언론사의 상상 또는 희망사항을 그럴듯하게 포장한 가짜뉴스도 많다.

지금 사람들은 사실이냐 아니냐에 별 관심이 없다. 신문·방송이 사실 또는 진실을 보도해 주리라는 기대도 그다지 없다. 보고 싶은 대로 보고 믿고 싶은 대로 믿는다. 말로는 옳고 그름도 논하고 좋고 나쁨도 따지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자기 관점과 입맛 또는 이해관계에 따라 소비하고 유통할 뿐이다. 거대 족벌이 장악한 언론 환경에 수동적으로 적응한 결과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대처가 현명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판국에 하나하나 붙잡고 앉아 사실 여부를 꼬치꼬치 따지는 것보다 소모적이고 피곤한 노릇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짜뉴스를 양산하는 주체들은 지금 상황을 그만둘 생각도 없고 잘못된 가짜뉴스를 바로잡을 생각도 없다. 거대 족벌 언론들이 장악하다시피 한 신문협회·신문방송편집인협회·기자협회의 지난달 28일 공동 성명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들은 여기서 악의적 가짜뉴스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다시 한번 반대했다.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악법이라는 것이다.

10~15년 전만 해도 조중동류의 난리가 이런 정도면 적어도 세상의 절반이 출렁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조중동류의 가짜뉴스에 휘둘리는 사람이 예전보다 크게 줄었다. 확증편향은 심해졌을 수 있지만 가짜뉴스에 쉽사리 속아 넘어가지는 않는다. <미디어오늘>의 지난 5월 여론조사를 보면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국민의 81%가 찬성을 했다. 이것은 무슨 뜻일까. 한 번 터진 물줄기는 누구도 돌릴 수 없다. 세상은 민심이 움직이는 대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얼핏 보면 민심의 바다에 가짜뉴스가 가득 떠 있는 것 같아도 그것은 일부일 뿐이다. 지금도 열심히 가짜뉴스를 작성하고 있을 기레기들만 안쓰럽다.

출판국장 소임을 맡고 있습니다. 도서 제작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관장합니다. 학교와 현장을 찾아 진행하는 문화사업(공연··이벤트 제외)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환경전문기자로서 생태·역사 부문 취재도 합니다. 전화는 010-2926-3543입니다. 고맙습니데이~~~
[출판국에서]아무도 안 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비춰볼 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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