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과 토착민 섞여 살게 된 양산
유입인구 포용·소통하는 시정 펴야

아마 양산으로 이사 와 추석을 처음 맞는 이들은 색다른 경험을 하게 될지 모른다. 사람과 차로 북적이던 동네가 아무도 살지 않는 곳처럼 조용하게 변해버리는 탓이다. 양산에 젊은 유입인구가 많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신도시 조성으로 양산은 급격하게 인구가 늘어나 어느새 인구 35만 명을 넘긴 중견도시로 성장했다. 많은 사람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이주해왔고, 그 중심에 젊은 30∼40대가 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추석 연휴 기간 부모와 친지가 있는 다른 지역으로 흩어져 동네가 쥐 죽은 듯 조용해지는 것도 특별한 일은 아니다.

새삼스럽게 이런 현상을 다시 꺼내는 이유는 달라진 환경을 대하는 양산시 태도를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양산에 사는 상당수는 '낯선 사람들'이다. 양산으로 오게 된 사연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오랜 세월 함께 지낸 가족과 친구를 남겨두고 양산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동네 이름, 거리 이름조차 낯선 곳에 홀로 내던져진 셈이다.

어떤 이는 새로운 가정을 꾸리고 새 출발을 다짐했을 것이며, 어떤 이는 아이를 낳고 좀 더 나은 환경을 찾아 행복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또한, 나이가 있는 어르신은 북적이는 대도시를 벗어난 여유 있는 생활을 위해 정든 곳을 떠나 이곳에 왔을지 모른다. 사연이 어떻든 이들은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꿈꾸고 있다.

여느 지역과 마찬가지로 양산 역시 오랜 세월 유지해온 지역공동체가 존재한다. 지역공동체는 지역발전을 이끌어온 원동력이었다. 누구보다 양산을 잘 알고 양산 발전을 염원해온 이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인구가 늘어나고 양산이 도시로 발전을 거듭하면서 오랜 기간 동질감을 유지해온 공동체는 새로움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장벽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낯선 사람들'과 오랜 세월 함께 지낸 '낯익은 사람들'이 물과 기름처럼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곤 한다.

처음만 하더라도 유입인구 대부분 양산을 스쳐 지나는 곳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은 달라진 환경에 만족하고 양산에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하려 한다. 양산시 역시 50만 자족도시를 목표로 시정을 운영한다면 이들 욕구와 기대를 충족할 새로운 소통구조와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려면 '이웃집에 숟가락이 몇 개 있는지도 안다'는 좁은 공동체를 상대로 해온 시정 운영 방향이 변해야 한다.

양산이 진정 자족도시로 성장하려면 새로운 삶을 시작한 모든 양산시민이 과거 동질감을 느꼈던 공동체 안으로 성큼 들어와야 한다. 그 첫 걸음은 양산에 사는 '낯선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소통하려는 의지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믿는다.

'낯섦'을 두려워하지 말고 '익숙함'을 넘어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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