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에 남천·창원천서 확인
1∼2급수 서식 어종 다수 발견
마산만 살리기·연안 보전 결실

창원 남천, 창원천에서 1∼2급수 맑은 물에서 주로 사는 은어가 발견됐다. 은어는 바다에서 하천으로 돌아오는 어종으로, 바다와 하천이 모두 맑아야 서식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마산만과 창원 하천 모두 수질이 개선된 것이라는 의미가 있다.

◇은어가 돌아왔다 = 허성무 창원시장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마산만이 오염되면서 사라진 은어들이 맑아진 물길을 따라 남천과 창원천으로 돌아왔다'는 글을 올렸다. 창원시는 은어가 도심 하천에 나타난 건 50여 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창원시, 창원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는 지난 25, 26일 이틀에 걸쳐 창원천, 남천에서 어류 전문가 등과 '창원시 하천 수생태계 환경조사'를 벌였다. 25일에는 홈플러스 창원점 인근 창원천에서, 26일에는 남천 삼동교 인근에서 각각 은어 6마리를 채집했다. 조사는 창원천, 남천에 은어가 서식한다는 시민 제보로 시작됐다. 앞서 지난 17일에도 한 차례 조사했지만, 비가 내려서 은어 서식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 창원시, 창원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어류 전문가 등이 지난 26일 창원 남천에서 하천 수생태계 환경조사를 진행하는 모습.  /창원시
▲ 창원시, 창원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어류 전문가 등이 지난 26일 창원 남천에서 하천 수생태계 환경조사를 진행하는 모습. /창원시

이번 조사를 담당한 조현빈 부산대 환경에너지연구소 연구교수(어류 전문가)는 "은어는 수질오염에 민감한 종(중간종)으로, 물이 더러우면 살 수 없다. 깨끗한 곳에 주로 사는 은어가 하천에서 태어나 바다(연안)를 거쳐 다시 하천으로 돌아오려면 보, 하굿둑 등 인위적인 시설물이 없어야 한다. 또한 연안인 마산만이 오염된 상태였다면 은어가 회귀하는 통로가 차단됐을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은어가 발견된 것은 창원의 하천, 연안의 서식처 건강성과 수질이 어느 정도 개선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은어가 발견된 시기가 산란기(9∼10월)여서 이번에 창원천, 남천에서 은어가 산란을 하게 되면, 앞으로 더 많은 은어가 돌아올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은어 외에도 꺽지, 긴몰개 등 1∼2급수에서 주로 서식하는 어종이 다수 확인됐다.

◇마산만 살리기 성과 = 마산만의 민관산학은 그동안 마산만 살리기와 하천 수질 개선을 위한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창원물생명연대, 마산만민관산학협의회, 창원시, 창원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기업, 단체 등이 연안, 하천 청소 및 마산만을 살리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했다.

창원시는 지난해 10월부터 '수영하는 해(海)맑은 마산만 부활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다. 수산과, 하수과, 환경정책과, 구청 안전건설과 등 부서 10여 곳을 통합해서 마산만 살리기를 위한 전담팀도 구성했다. 오는 2023년까지 5년 동안 사업비 7180억 원을 들여 3개 전략 46개 세부 사업을 진행해 2018년 2.20ppm까지 치솟았던 마산만의 화학적 산소요구량(COD)을 2023년 1.7ppm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 창원시, 창원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어류 전문가 등이 지난 26일 창원 남천에서 하천 수생태계 환경조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남천에서 발견된 은어.  /창원시
▲ 창원시, 창원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어류 전문가 등이 지난 26일 창원 남천에서 하천 수생태계 환경조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이날 남천에서 발견된 은어. /창원시

이종훈 창원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그동안 마산만을 살리고자 하는 시민, 기업 등이 나서서 하천, 연안 보전활동을 꾸준히 해 오고, 창원시가 오염원을 잡고자 노력해 온 성과가 이번에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바다를 살려서 환경도시로 성장한 일본 기타큐슈가 생각난다. 마산만과 하천을 되살리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다. 마산만을 살리기 위한 30여 년의 노력이 빛을 발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성무 시장은 "앞으로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 달라는 '은어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며 "남천, 창원천을 비롯한 창원시 모든 하천과 바다를 살리는 데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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