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dare you!(당신들 어떻게 감히)".

한 갈래로 머리를 땋아내린 16세 스웨덴 소녀의 목소리는 떨리면서도 힘이 있었다. 눈빛은 비장하면서도 슬퍼 보였다. 그레타 툰베리.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인물이다.

툰베리는 지난해 9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했다. 그는 각국 정상에게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성장의 신화에 관한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2018년 1월 1일 기준으로 420기가t 이상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면 안 되는 상황이었지만, 이 숫자는 이미 350기가t 아래로 떨어졌다"면서 "어떻게 감히 여러분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하나도 바꾸지 않고 몇몇 기술적인 해결책만으로 이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척할 수 있느냐"고 했다.

툰베리 연설을 유튜브로 지켜보면서 간절하고 절박함에 비수가 꽂히는 듯했다. 그는 이 회의에 참석하려고 태양광 요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넜다. 탄소 배출이 많은 항공기나 선박을 이용하지 않으려는 실천이었다. 툰베리는 "지금 상황을 이해하는 데도 행동하지 않는 거라면 악마나 다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후악당'이 되지 않으려면 나부터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것이다. 일회용 줄이기와 재활용품 분리 배출을 철저히 하는 것, 채식 위주 식습관으로 바꾸고 고기는 소고기 대신 돼지·닭고기를 먹는 것. 툰베리의 실천에 비하면 아주 사소하다. 이 정도도 행동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게 면목없는 어른일 뿐이다.

오늘(9월 25일)은 기후행동의 날이다. 지난해 7월 국내 여러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한 연대기구 '기후위기비상행동'이 결성됐다.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려는 활동을 활발하게 이어오고 있다. 이들 주장에 동의한다면 함께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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