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평촌마을 산단 조성 탓 이주…26·27일 추억 담긴 500점 전시

"당신들을 꼭 기억하겠습니다."

김해시 대동면 월촌리 평촌마을이 곧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시가 첨단산업단지를 평촌마을에 조성하기로 방침을 정해서다. 이런 이유로 평촌마을에서 평생 살아온 마을 주민 114가구는 정든 고향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이 되면 주민들은 다른 마을로 이사를 시작한다.

대동면 출신 젊은이들이 모여 만든 비영리 민간단체 '대동사람들'이 평촌마을 주민들을 위해 뜻깊은 선물을 준비했다. 오는 26·27일 이틀간 열리는 사진전 '사라지는 것들의 여백-평촌마을'이다.

▲ 대동사람들 사진전 '사라지는 것들의 여백-평촌마을' 출품작. /대동사람들
▲ 대동사람들 사진전 '사라지는 것들의 여백-평촌마을' 출품작. /대동사람들

주민들의 추억이 깃든 옛 사진, 마을의 추억과 흔적을 담은 사진 500여 점이 마을 안 곳곳에 내걸린다. 전상규 사진작가가 최근 마을과 주민들의 모습을 찍은 사진 150점과 마을 주민들이 내놓은 사진 40점, 1949년 평촌마을에서 일어났던 화재 상황을 생생하게 복원한 강길수 화백의 삽화, 이웃들이 서로 손을 맞잡고 만든 손 모형, 주민들이 창작한 시화 등이 사진전에 나온다.

김경남 대동사람들 대표는 "우리 지역에 이런 이야기와 이런 마을이 있었다는 것을 남은 사람들이 기록하고 마을을 떠나는 주민들을 기억하겠다는 의미로 사진전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환배 평촌마을 이장은 "마을이 사라지더라도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사진전을 준비했다"며 "많은 분이 우리 마을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전은 유튜브 채널 '대동사람들'과 '대동면 평촌마을'에서도 볼 수 있다. 사진전 개막식은 평촌마을에서 오후 6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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