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리무선통신 알림장치 제안
시각장애인 이동권 향상 기대
경남TP 아이디어 공모 최우수

아이디어는 삶을 바꾸는 원동력이다. 경제성장을 이끌 뿐 아니라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국가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원천이다. 경남테크노파크가 올해 진행한 '과학기술 아이디어 경진대회'에 학생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쏟아졌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와 안전사고 예방 등 실생활에 응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풍성했다. 이번 공모전에 응모한 189건 중 10건이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이번 공모전에서 입상한 '세상을 좀 더 따뜻하게 바꿀 3건'과 발명 꿈나무를 소개한다.

서준상 군은 지난해 텔레비전에서 뉴스를 보다 생각이 많아졌다. '흰 지팡이의 날'을 맞아 시각장애인들이 '이동성과 접근성 보장'을 촉구하는 거리행진 장면이 나오고 있었다. 서 군은 안전한 이동권 보장이 장애 여부를 떠나 국민의 기본적인 권리인데, 이마저도 해결을 못하는 게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렇게 시작한 서 군의 시각장애인 고충 덜기 프로젝트가 이번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서 군은 이번 공모전에서 '블루투스 비콘을 이용한 시각장애인용 흰 지팡이'를 제안했다.

이 장치는 블루투스 비콘(가까운 거리의 전자기기가 자동 인식해 주고받는 신호)을 이용해 시각장애인이 보행 시 불편을 겪는 '볼라드(차량 진입을 막고자 설치한 기둥)'를 감지해 원활한 이동을 돕는다.

볼라드는 자동차가 인도 위로 올라서는 것을 막으려는 안전시설인데, 교통약자는 물론이고 보행자의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특히, 시각장애인에겐 '도로 위의 암초'로 불릴 정도로 위험하다.

▲ 창원과학고 서준상 군이 2020 경남 과학기술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블루투스 비콘을 이용한 시각장애인용 흰 지팡이'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주찬우 기자
▲ 창원과학고 서준상 군이 2020 경남 과학기술 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블루투스 비콘을 이용한 시각장애인용 흰 지팡이'를 들고 설명하고 있다. /주찬우 기자

서 군은 볼라드에 설치한 블루투스 비콘에서 나오는 신호를 시각장애인이 쓰는 지팡이에 진동으로 알려주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기능은 장애인이 자주 사용하는 물건에 부착하면 빨리 찾을 수 있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 군은 "볼라드를 인식하는 스마트 지팡이를 이용하면 시각장애인이 볼라드에 부딪치지 않고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고, 진동으로 위치를 알려줘 시끄러운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제품은 시각장애인이 주로 쓰는 '흰 지팡이'에 부착하면 편리하고, 볼라드에 부착하는 칩도 가격이 저렴해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의지만 있으면 장애인들의 이동권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서 군은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시회 등에서 꾸준히 입상한 과학 영재다. 스마트 분야에 관심이 많아 동아리 활동도 하고 있다. 고3 수험생인 서 군은 이번 공모전을 위해 하루 2~3시간씩 10개월을 준비했다. 한 가지 원인을 찾으려고 꼬박 밤을 지새운 적도 있다고 했다. 박제현 창원과학고 교사는 "준상이는 기계장치에 대한 이해가 높다"며 "이번 수상으로 좋은 기운을 받아 대학입시까지 통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 군의 꿈은 전자공학과에 입학해 사물인터넷(loT) 전문개발자가 되는 것이다. 서 군은 "시각장애인이 흔히 쓰는 흰 지팡이를 직접 사서 연구할 정도로 이번 공모전은 내게 소중한 경험이었다"면서 "이 아이디어가 상용화돼 시각장애인들이 안전하게 걸을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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