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후 비대면 사회 진입 가속
디지털 격차 해소는 국가의 책임

우리나라 스마트폰 데이터 통신비용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으며, 핀란드의 70배로 비싸다고 한다. 게다가 가계 통신비용은 2010년 29조 원에서 2014년 34조 원, 2019년 36조 원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또한 통신서비스 소비 트렌드도 음성에서 데이터 중심으로 급격히 변하고 있다. 전체 LTE 가입자의 30%인 무제한 요금제 가입자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이 27GB인 반면, 나머지 제한요금제 가입자 데이터 사용량은 3GB. 월 24GB나 차이 난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 소비 격차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최근 코로나19 상황으로 비대면 사회로의 변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이러한 데이터 격차는 곧바로 교육, 경제, 보건, 복지, 재난안전 등 전 산업과 생활 분야에서 삶의 격차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상화된 코로나 대응국면에서 나타나듯이 디지털 환경에서도 빈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정부는 코로나 이후 시대를 준비하면서 급증하는 가계 통신비 부담 완화 및 지역 계층 간 통신 격차 해소를 위해 1인당 2만 원씩 통신비 지원정책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에 공공 와이파이망 구축에 투자하여 근본적으로 '통신비 0'인 환경을 만든다면, 국민 개인당 통신비 경감뿐 아니라 영구적인 디지털 격차 해소까지 이루는 획기적인 통신 복지시대를 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최근까지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공공 와이파이 구축 사업을 진행하여 우리 주변에 공공 와이파이 지역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현행 공공 와이파이 정책에도 문제점은 보인다. 예컨대 버스 와이파이 사업의 경우, 정부는 전국 시내버스에 와이파이 공유기를 설치하고, 그 공유기의 WAN에 LTE 신호를 받아 와이파이를 사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그런데 버스에 설치된 와이파이 장비 속도가 20Mbps로 제한되어 있어 동시에 20명 정도만 접속 가능하다고 한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천안시에서 내어놓은 대처방안이 눈길을 끈다. 천안시는 시내버스 정류장마다 1㎞ 이상 서비스가 가능한 초광역 울트라 와이파이를 설치하여 버스 승객은 물론 버스정류장 대기 승객, 택시 등 모든 차량 탑승객, 주변 상가에까지 무료로 공공 와이파이가 제공되게 했다.

공공 와이파이 정책을 시행할 경우 주의하여야 할 점이 또 하나 있다. 현재 우리나라 공공 와이파이 사업은 사실상 대기업 통신 3사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는 우수 중소기업들에도 와이파이 설치비용 및 서비스 면적, 사용자 숫자, 고장률 등을 공정하게 비교 경쟁하여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어야 한다.

만약 공공 와이파이가 도시 전역에 설치된다면 시민 통신비 경감이 매월 5만 원 이상 될 것이라는 서울시의 보고가 있었다. 실제로 공공 와이파이가 도심 공원 및 공공시설물에 부분적으로만 설치되어도 개인당 통신비 경감 액수가 몇 만 원을 넘는 것으로 통계 데이터는 밝히고 있다. 국민 통신비 경감 차원에서도 도시 전역에 공공 와이파이를 설치하는 것이 일회성의 2만 원 지원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앞으로 고화질 입체 영상을 이용한 원격교육 및 원격의료, MR와 VR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의 보급과 배달앱 등이 활성화될 것임은 명약관화하다. 공공 와이파이망 구축은 국가가 반드시 책임지고 시행해 나가야 할 정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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