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문단 원로·문학 자취 평가

2020년 김달진문학상 특별상으로 도내 문단의 묵직한 원로인 목영(木影) 이광석(85·사진) 시인이 선정됐다. 2008년 처음 생긴 특별상은 매년 수상자가 있는 게 아니고, 그야말로 특별한 이유가 있을 때만 주는 상이다. 딱히 문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도 아니다. 참고로 2008년 수상자는 당시 이효재 진해기적의도서관 운영위원장이었고, 2018년에는 박병두 수원문인협회장이 받았다.

김달진문학상 운영위원회가 낸 특별상 시상 이유서는 '목영 이광석 선생은 경남지역문학의 큰 바위 얼굴과 같다'는 첫 문장 외에는 거의 이광석 시인의 약력으로만 채워졌다. 그의 약력을 살펴보는 것만으로 충분한 까닭이다.

"이광석의 경남지역문학 연원은 마산상고 재학 시절 결성된 <백치동인>(1956년)의 창립 멤버로부터 비롯된다. 1957년 이제하, 김병총, 송상옥 등과 함께 만든 <백치>동인은 마산학생 문단의 표상이다. (중략) 1960년 마산문학인협회 발족의 시금석 역할을 다했다. (중략) 1962년 한국문협 경남지부 초대 회장을 지냈다. (중략) 1983년 경남문인협회를 결성, 초대회장으로 피선되었다. (중략) 1990년에는 마산'시의 거리'추진위원장으로서, 김용호, 김태홍, 정진업, 박재호, 권환, 천상병 시인 등의 시비를 건립, 마산이 우리나라 시의 자긍심이라는 것을 널리 알리는 데에 앞장섰다."

문학상 운영위원회는 이렇게 이광석 시인이 지역 문학에 이바지한 공과 창원KC국제문학상 조직위원회 위원장, 김달진문학제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것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2020년 김달진문학상 특별상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광석 시인은 최근까지 신작으로 구성된 새 시집 <바람의 기억>(도서출판 경남, 2020년 5월)을 발간하는 등 노년에도 시작을 멈추지 않고 있다.

"나는 지금 어느 길을 헤매고 있는가 내 어찌 이대로/ 너에게 돌아갈 수 있으리 깜박깜박 숨바꼭질하는/ 기억력, 비틀거리는 오리발 바로 세우고/ 네게로 다가가고 싶다 언제나 떨어져 곁에 있는/ 낙엽처럼 할 말 다 내려놓지 못한 처음 고백처럼." ('어떤 고백' 중에서)

시상식은 제25회 김달진문학제 기념식이 열리는 26일, 김달진 시인 생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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