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와 예를 표현하는 방법도 변화
부모님 곁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해마다 추석 명절이 되면 우리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친지들을 찾아뵙고 효와 예를 드리는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효와 예를 중시하는 전통이 우리 민족에게 DNA처럼 각인되었기 때문일까? 추석이 다가오면 부모·형제가 그립고 고향 집에서 함께했던 즐거운 추억이 떠오른다.

추석 하면 생각나는 말과 글은 사람마다 각자 다르겠지만 필자는 어릴 적 아버지 무릎에서 읽었던 <사자소학(四字小學)>의 '추원보본(追遠報本)'이 어른이 되어서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널리 조상의 덕을 추모하는 '추원(追遠)'과 은혜에 보답하는 '보본(報本)'의 정신은 세대를 넘어 이어져 왔기에 우리는 매해 정성스레 추석을 준비하고 조상들에게 효와 예를 다한다.

추석이 되면 온 가족이 모여 앉아 선물 보따리를 풀어 이야기꽃을 피우던 예전과는 달리 이제는 시대가 변하여 선물세트, 심지어 모바일 쿠폰으로도 정을 주고받는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소중한 마음은 변함이 없다.

어쩌면 '추원보본'의 방법도 변하여 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소방공무원인 필자는 추석을 맞아 고향 집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여 안전을 선물하는 것이 '추원보본'의 으뜸이라 생각한다.

멀리 계신 부모님의 안전과 유년 시절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고향 집을 365일, 24시간 지켜줄 수 있는 것이 주택용 소방시설이기 때문이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초기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소화기와 경고음을 울려 대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화재경보기(단독경보형 감지기)를 말하는 것이다.

소방시설법 제8조의 규정에 의거 2017년 2월 5일부터는 기존 주택을 포함한 모든 주택에 의무적으로 설치하여야 한다.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8년간 발생한 화재는 연평균 2994건이다. 이 가운데 486건(16.2%)이 주택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도 24명 가운데 9명(37.5%)이 주택 화재에서 발생하고 있어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는 더욱더 필요하다.

우리 경남도(소방본부)는 도민 안전을 위하여 2008년 이후 매해 3억여 원의 예산을 들여 기초생활 수급자 등 화재 취약계층 13만 5500가구에 주택용 소방시설을 무상 보급하였다.

또한 2019년 11월부터는 무상 범위를 전면적으로 확대해 취약계층뿐만 아니라 일반 도민에까지 지원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로 모두 333건(2018년 126건, 2019년 154건, 2020년 상반기 53건)의 화재피해를 저감하는 등 그 설치 필요성이 날로 부각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이번 추석에는 고향 방문을 자제해 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족과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시행하는 '잠시 멈춤'이다.

하지만 마음은 늘 가족 곁에 있기에 찾아뵙지 못하는 아쉬움을 주택용 소방시설 선물로 표현할 것을 도민들께 제안 드린다.

'추원보본'의 심정으로 부모를 섬기고 걱정하는 자식의 마음처럼 주택용 소방시설이 항상 부모님 곁을 든든하게 지켜 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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