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 가맹비 '0'
8개월째 가맹점주 고통 분담

코로나19 장기화로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자영업자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같은 경제침체 속에서 한 프랜차이즈 핫도그 전문 판매업체는 점주들로부터 가맹비를 아예 받지 않으며 고통 분담을 하고 있다.

경남·부산에서 핫도그브라더스라는 이름을 걸고 장사를 시작한 지 6년, 고결(30) 이사는 전례 없는 코로나19 사태와 처참한 매출 성적표를 보고 시름에 잠겼다. 토막 난 매출을 온몸으로 체감하며 고통에 신음하고 있을 가맹점주들의 얼굴도 떠올랐다.

그들의 고통을 덜려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가맹비를 아예 받지 않기로 결심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지난 2월부터 가맹비 15만 원을 받지 않았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가맹비 감면도 8개월째다.

고 이사는 당연한 결정이라는 듯 덤덤히 이야기를 이어갔다.

"가맹비로 각 지점마다 맞춤형 마케팅을 하고 있었습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매출 감소세가 이어졌는데, 고정 지출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회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가맹비를 받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 고결 핫도그브라더스 이사가 매장 안에서 자사 제품을 들고 있다.  /핫도그브라더스
▲ 고결 핫도그브라더스 이사가 매장 안에서 자사 제품을 들고 있다. /핫도그브라더스

가맹점 7곳 점주들은 부담을 덜게 됐다고 반겼다. 주위에서는 가맹비도 안 받으면 회사 운영에 차질이 생기는 것이 아니냐며 걱정했다. 하지만 고 이사를 비롯한 임원들은 가맹비를 받지 않는 대신 영업이 그만큼 더 잘되면 상관없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고 이사도 누군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 나도 당연히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경상대학교에 재학 중인 서호진(32) 핫도그브라더스 대표의 제안으로 작은 핫도그 판매 푸드트럭을 시작했던 초심을 잃지 않은 것도 한몫했다. 회사가 힘들거나 잘 되거나 항상 중심을 잡아주던 '호진이 형'과 함께 일하는 직원들 덕분에 사업을 계속할 수 있었다.

"브랜드를 좋게 봐주고 저희를 믿어준 점주님들이 계셨기에 저희도 덩달아 용기를 얻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이 있었기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위기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핫도그브라더스는 제조 시간이 짧고 배달이 쉽다는 강점을 내세워 체질 변화에 나섰다. "사실 코로나19가 터진 이후 두 달 동안 매출, 손님 방문이 절반가량 감소했었습니다. 하지만 배달하는 강점을 활용해 빠르게 대처했고, 지금은 오히려 코로나19 이전보다 매출이 더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경남·부산지역을 넘어 핫도그브라더스를 다른 지역에서도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 단기 목표다. 온라인에서 판매할 완제품을 만드는 것도 이루고 싶은 목표 중 하나다.

코로나19 상황을 피부로 겪으면서 고 이사도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꿈이 생겼다. "최근 자영업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창업 컨설턴트와 함께 판로를 개척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싶은 목표가 생겼습니다. 모든 자영업자들이 이 위기 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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