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의 <서울촌놈>이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여행을 소재로 전국을 다니는 여느 예능프로그램과 별 차이가 없었다. 그런데 왜 서울촌놈이라고 했을까? 찾아보니 '서울에서 나고 자란 찐 서울촌놈 차태현·이승기가 스타들의 고향에서 그들의 추억을 공유하며 펼치는 하드코어 로컬 버라이어티'라고 돼 있다. 모교의 은사를 찾아가서 눈물을 흘리고 스타가 살았던 집과 거리, 맛집을 찾는 특별한 것 없는 콘텐츠다. '부산 사람들은 해운대와 광안리를 잘 안 간다'는 등 대화에서 지역 편견을 깨트린다. 대전편을 마치면서 차태현은 "대전이 노잼이라는 말은 전혀 맞지 않는 것 같다"고 했고, 이승기는 "대전 사람들도 모르는 대전이 있는 것 같다. 유잼의 도시로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렇다. 가봐야 알고, 지역 사람들을 만나봐야 안다.

한국판 뉴딜과 신행정수도, 혁신도시 시즌2를 놓고 말이 많다. 지역이 핵심이다. 수도권 인구가 우리나라 전체의 50%를 넘었다. 경제적 집중도는 70% 이상. 치솟는 아파트 값. 수도권 과밀화의 부작용은 오래전부터 나온 얘기지만 해결은 더디다. 윗세대도, 나 때도, 지금 청년세대도 마찬가지로 뭘 제대로 하려고 하면 서울로 간다. 좋은 대학과 일자리가 있기 때문에. 그래서 신행정수도와 혁신도시는 고도비만에 빠진 서울을 치료하고, 영양실조에 빠진 지역을 위한 대책이 될 수 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에 앞서 '지금 혁신도시는 바람직한 모습인가'라는데 의문이다. 아빠는 진주, 자녀는 서울. 현재 가족동반 이주율로는 실패한 정책이다. 야박한 평가일 수 있지만 냉정히 분석하고,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내려오길 바라지만 말고, 서울촌놈이 오고 싶어 하는 지역을 만들어보자.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