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직원노동조합에 대한 몇 가지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이 전교조 소속 교사였던 것 같다. 학생들과 띠동갑이었던 초임 교사는 이전 교사들의 수업과 다른 방식을 시도했고, 그럴 때마다 학교 관리자들과 부딪혔다. 그 당시에 사회 문제와 관련한 노래도 여러 곡 배웠는데, '핵 전쟁' 문제점을 꼬집었던 노래 가사('누구도 살아 남을 수 없네')는 아직도 기억이 난다. 생각해보면, 그때는 전교조 초창기다. 참교육 마크가 새겨진 노트 등 학용품에 선생님이 빼곡히 학생들에게 편지글을 적어주셔서 읽고 또 읽었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 앞 문방구에서 참교육 마크가 새겨진 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을 담은 엽서를 팔았다. 반가운 마음에 사서 모으기도 했다. 대학에 가서는 학생 기자로 활동하며, 1999년 전교조 합법화 기사를 썼던 기억도 난다.

어느덧 전교조는 창립 31주년이 지났다. 2013년 10월 박근혜 정부 시절 노동부가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 통보로 '법외노조'가 됐었다. 7년간 법적 투쟁을 해온 끝에 지난 3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정부가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통보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을 내렸다. 이튿날에는 고용노동부가 즉각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 통보'를 취소한다고 전교조에 공문을 보냈다. 이제 '법외노조' 통보 이후 노조 전임자들이 학교로 돌아가지 않아 해직됐던 교사 30여 명 복직 절차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전북도교육청은 가장 먼저 지난 8일 자로 법외노조 통보로 해직된 전교조 교사 3명에 대해 직권면직 처분을 취소하고 임용 발령했다. 경남에서도 전희영 전교조 경남지부장, 송영기 전 전교조 경남지부장 등 2명의 복직이 남았다. 현재 전 지부장은 올해 말까지 지부장 임기가 있고, 송 전 지부장은 올해 3월 사립학교 교장으로 부임한 상태다.

오랜 기간 법외, 법내 노조를 오갔던 전교조가 이제 법적 지위를 회복한 만큼, 조직을 재정비해서 제대로 된 역량을 발휘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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