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전공의가 집단 진료거부를 철회하고 18일 만에 병원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혼돈의 정국에서 '의사'라는 직업을 다시 바라보는 이가 많다.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자는 "북유럽 국가들은 30년 경력 의사나 버스운전사 임금이 큰 차이가 없다고 들었다. 직종과 무관하게 경력 대비 임금을 비슷한 수준으로 준다면 한국에서 과연 수용될 수 있을까"라며 "로스쿨 증원하면 판검사들이 반대하고 의대 정원 늘리면 의사들이 들고일어난다. 시험 한번 잘 보고 유명대학 나와 의사나 판검사, 고위직 공무원이 되면 평생 호의호식할 수 있는 이런 사회는 신분이 세습되던 봉건사회와 뭐가 다른가"라고 꼬집었다.

집단휴진 병원 명단을 공개하고 피해 사례를 모으는 '불법진료거부 병원 보이콧'(www.boyh.co.kr)이라는 누리집까지 등장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의사집단의 변화나 인식 전환 등을 기대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지금 전공의들의 선배가 10여 년 전 쓴 논문에 길이 있다.

"의사들은 현재 위기를 제대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 현재처럼 위기상황의 원인을 의료제도의 탓으로만 돌린다면 현재 위기는 극복되기 어렵다. 누구 때문에 잘못되었든, 그 모습이 어떻든 현재 의사집단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그 일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할 때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의사들이 의료비 지급 문제에만 집착해 위기상황을 인식하는 데 그친다면 의사 몰락의 길을 재촉하는 것이다. 의료계 발전을 위해 의사들은 의료비 지급 문제를 떠나 의료 윤리와 환자 복지를 위한 제도를 만들고 지역사회 건강수준 향상에 관심을 둬야 한다."('의료 전문주의와 한국 의사의 위기'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전공의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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