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지역 광화문 n차 감염 연쇄 발생 고려않은 채
박 의원 "광복절 집회 탓 아냐"궤변에 비판 거세

박대출(국민의힘·진주시 갑) 국회의원이 "코로나19 재확산의 시작이 광화문 집회 때문이라는 것은 허위"라는 황당한 주장을 해 비판을 받고 있다. 이는 모순된 주장일뿐더러, 자신의 지역구인 진주 코로나 상황마저 외면한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작 중요한 19일 이후 상황은 제외 = 박대출 의원은 지난 7일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8월 15일부터 18일까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광화문 집회 관련자는 한 명도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광화문 집회 때문에 코로나19 재확산이 시작됐다는 주장은 허위임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15일 166명 △16일 279명 △17일 197명 △18일 246명 발생한 확진자 가운데 광화문 집회 관련자가 0명이라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이 대목은 새삼스러운 사실도 아니며 모순까지 안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잠복기가 통상 4∼7일로 알려져 있기에, 당연히 이 시기에는 광화문 관련 확진자가 쏟아지지 않았다. 특히 8월 15∼18일은 '광화문 발' 아닌 '사랑제일교회(12일 관련 확진자 첫 발생)발' 확산세에 있었다. 그런데 '사랑제일교회' 관련자들이 광화문 집회에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광화문발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었다. 이는 곧 현실화됐다. 19일 이후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광화문 집회 참석 확진자가 본격적으로 나왔다.

경남에서는 20일 광화문 참석 확진자가 2명 발생했다. 21일에는 n차 감염자까지 나오는 등 관련자 4명이 확진됐다. 지금까지 '광화문 집회 관련자'는 경남 누적 확진자 258명(8일 오전 10시 기준) 가운데 21명이다. '국외 방문'을 제외한 경로에서 '신천지' 29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전국 전체 확진자 흐름도 마찬가지였다. 일별 확진자는 △19일 297명 △20일 288명 △21일 324명 △22일 332명 △23일 397명에 이어 27일 441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현재 '광화문 관련 확진자'는 500명을 훌쩍 넘어섰다.

즉 박 의원은 '광화문발 재확산'에서 크게 의미 없는 15∼18일 상황만 놓고 억지 주장을 한 것이다. 정작 중요한 19일 이후 확진 상황을 빼버린 채다.

◇지역구에서도 관련 확진자 2명 나왔는데 = 박 의원 주장은 지역구 코로나 상황과도 배치된다. 광복절 이후 진주 코로나 확진자는 3명이다. 국외 방문을 제외한 지역 발생 2명 모두 '광화문 집회 참석 n차 감염'이다.

진주는 확진자가 8월 2일 국외 방문자 이후 한동안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다 19일 만인 21일 1명 발생했다. 경남 181번 확진자로 진주 거주 50대 여성이다. 이 여성은 앞서 17∼20일 경기도 광명시 생명수 치유센터에서 진행한 프로그램에 참석했다. 이때 15일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목사와 접촉했다. 20일 자택으로 돌아오는 길에 목사의 확진 소식을 듣고 진주시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받았고, 21일 오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진주는 2주간 잠잠하다가 9월 4일 다시 확진자가 발생했다. 경남 250번 확진자로 경남 181번의 가족이었다. 경남 250번 역시 광명시 생명수 치유센터에서 광화문 집회 참석자인 목사와 접촉했다.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가 해제를 위한 검사에서 양성으로 판정됐다.

박 의원 주장은 이러한 상황에서 전혀 공감받지 못하고 있다.

심인경 진주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코로나라는 게 정치 색깔에 따라 감염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황당한 주장을 하는 건지, 지금 코로나 상황을 제대로 알고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진주 역시 코로나 발생 때마다 모두 긴장하는데, 지역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은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실 관계자는 "광화문 집회가 코로나 확산에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며 "정부에서 몰아가는 것과 달리, 코로나 재확산 시작점이 광화문 집회는 아니라는 걸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진주 코로나 상황에 대해서는 "전국을 놓고 분석한 내용으로 지역 상황은 다시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8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래도 광화문 집회를 코로나19 재확산 주범인 것처럼 마녀사냥 하는 게 옳은가"라며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다만 "19일부터 광화문 집회로 인해 사태가 더 악화했느냐 여부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이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분석을 통해 규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번 광복절 광화문 집회에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평소 보수단체 집회 단상에 종종 오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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