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아들·딸 관련 부적절한 청탁 주장에 사퇴론까지
궁지 몰린 추 장관 해명에도 잇단 증언·반론·비판 나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2016~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자녀 관련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시 추 장관 측이 국방부 등에 연락해 군 복무 중이던 추 장관 아들 서모 씨의 자대 배치와 보직 변경에 개입하고 휴가 미복귀 문제를 해결했다는 증언이 쏟아지자 야당은 "특혜성 황제 군 복무는 조국의 '아빠 찬스' 데자뷔"라며 추 장관 사퇴를 공식 촉구하고 나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추미애 장관의 행태가 기가 막히다"며 "(자녀 관련) 사건 당사자가 검찰 인사와 수사지휘 라인의 정점에 있다는 게 말이 되는가. 추 장관은 '소설 쓰네'라는 자신의 말을 입증하기 위해서라도 특임검사나 특별검사의 수사를 자청해야 하고, 못하겠다면 사임하는 게 맞다"고 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내 "비상식의 선봉으로서 야권의 엑스맨으로 불리는 전광훈 목사처럼 추 장관이 '내로남불'의 달인으로서 현 정권의 엑스맨으로 낙인찍히기 전에, 지금이라도 사퇴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했다.

추 장관은 이에 법무부를 통해 "최근 논란 중인 사건에 관해 검찰에서 신속하고 철저히 수사해 실체관계를 규명해 줄 것을 국회 답변 등을 통해 수차 표명했다"며 "그동안 사건과 관련해 일절 보고를 받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보고받지 않을 것"이라고 사퇴를 일축했으나 상황은 간단치 않아 보인다.

애초 아들의 군 휴가에 한정됐던 사안이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 등 군 복무 전반을 둘러싼 의혹으로 확대되고, 심지어 추 장관 딸의 프랑스 유학 과정에서도 부적절한 청탁이 있었다는 증언까지 나와 추 장관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기 때문이다.

근거도 구체적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방부 장관인 송영무 전 장관은 7일 중앙일보에 "나는 몰랐지만 추 장관 측이 아들의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을 청탁한 사실을 어제(6일) 보고받았다"며 "청탁은 민주당 대표실에서 나온 것이며 당시 장관 정책보좌관(민주당 출신)이 관여한 것으로 안다. 자신이 속했던 당의 대표실에서 온 청탁이니까 적극적으로 통역병 관련 사항을 알아보고 그 과정에서 송영무란 이름도 판 듯하다"고 했다.

한편에서는 또 2017년 당시 추 대표 보좌관이 외교부에 연락을 해 프랑스 유학 준비 중이던 추 장관 딸의 비자를 빨리 처리해달라고 청탁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추 장관이 국회에서 아들 관련 의혹을 반박하며 거짓말을 한 것도 논란이다. 추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에서 "추 장관 보좌관이 아들 부대로 전화를 걸어 병가 연장을 요구했나"는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으나, 당시 보좌관 전화를 받았다는 아들 부대 장교들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추 장관 측은 또 8일 아들 변호인 명의로 서 씨가 근무한 카투사(KATUSA·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휴가는 한국 육군이 아닌 주한미군 규정에 따른다며 특혜 휴가 의혹을 부인했으나 당장 국방부와 국회 법제사법위원인 윤한홍(국민의힘·창원 마산회원) 의원의 반론에 부딪혔다.

국방부는 "카투사 외출, 외박은 주한미군 규정에 따르지만, 휴가는 육군 규정을 따른다. 육군의 카투사 관리 규정은 카투사가 육군의 휴가 관리를 받도록 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고, 윤 의원도 반박문을 내 "카투사 규정은 '주한 미 육군에 근무하는 한국 육군 요원에 대한 휴가 방침 및 절차는 한국 육군참모총장의 책임 사항이며 한국군 지원단장이 관리한다'고 명시하고 있다"고 추 장관 측 주장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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