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폭염 11.1일 평균 밑돌아
6~8월 강수일수 44.1일 기록
관측 시작 이래 8번째로 많아

올해 여름은 평년보다 강수량이 많았고, 이에 따라 무더위도 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례적으로 길었던 장마와 연달아 닥친 태풍 영향이 컸다.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기후통계분석을 보면, 2020년 여름(6~8월)은 이례적으로 장마가 길었다. 경남을 비롯한 전국 장마 시작일은 지난 6월 24일이었고, 남부지방은 7월 31일(39일 지속), 중부지방은 8월 16일(54일 지속)에 공식적으로 종료됐다. 중부지방 장마는 1973년 기상청이 통계를 낸 이후 가장 길었다.

이번 장마는 예년과 달리 시작일과 종료일 사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않고 전국 곳곳에 간헐적·국지적으로 비를 뿌렸다. 장마 기간에도 무더운 날이 있는가 하면, 끝난 뒤에도 집중호우가 잇따랐다.

경남지역도 공식 장마 종료일 이후 제5호 태풍 '장미'와 장마전선 복귀 등의 영향으로 비가 내리는 곳이 많았다. 특히 8월 7일 집중호우로 하동·합천군 등에서 큰 피해를 봤다. 이후 며칠 해가 비치나 싶더니 제8호 태풍 '바비'와 제9호 태풍 '마이삭',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열흘 동안 연달아 닥쳤다. 무더위가 발 디딜 틈 없는 여름이었다.

30년간(1958~2010년) 평균적으로 한반도에 영향을 끼친 태풍 발생 수는 3.1개다. '하이선' 이후 가을태풍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평년과 비슷한 수치가 되겠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안심할 수 없다. 지난 4년 동안 9월에 발생해 한반도에 영향을 준 태풍은 하나 이상이었고, 지난해만 놓고 보면 링링·타파·하기비스 등 3개나 됐다.

이에 따라 비 내리는 날이 많았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경남지역 올여름(6~8월) 강수일수는 44.1일로 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8번째로 많았다. 평년(36일)과 최근 5년 평균(33.4일)에 비춰 봐도 눈에 띄게 높은 수치다. 올여름 전국 강수일수는 45.8일로 역대 5번째를 기록했다.

낮 최고기온 33℃ 이상을 기록한 '폭염일수'도 예년보다 적었다. 경남지역 여름 폭염일수는 11.1일로 평균(12.5일)보다 낮았고 역대 25번째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폭염일수를 기록한 연도는 지난 2018년(33.9일), 2위는 1994년(30.7일)으로 올여름과 큰 차이를 보였다. 폭염이 가장 길게 이어진 곳은 밀양·함양으로 8월 13일부터 21일까지 9일간 무더위가 이어졌다.

폭염일수가 적었던 덕분에 열대야 현상도 잦아들었다. 올여름 경남지역 평균 열대야 일수는 7일로 지난 1994년(17.3일)·2018년(17일)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다만, 역대 평균(5.7일)보다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올여름 기상은 기상청 예측을 크게 벗어나게 됐다. 기상청은 지난 5월 올여름 폭염일수를 20~25일, 열대야일수를 12~17일 정도로 평년보다 많을 것으로 예보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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