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입영시간 3회 나눠 방역
전국 팬 집결 소문 '근거 없음'

31일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해군교육사령부 장병 입대일을 앞두고 인근 주민과 숙박업소 관계자들이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배우 박보검 씨의 해군 입대로 전국에서 팬들이 몰릴 것이라는 추측성 안내문 소동이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이날 수많은 입영 가족이 진해를 방문할 것으로 보여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는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28일 한 온라인 동아리에 '알림' 글이 공유됐다. 이 글은 '박보검 씨가 경화동 신병훈련소에 입대한다. 현재 서울 및 각 지방에서 팬들이 대거 진해에 내려와 호텔 및 모텔에 투숙 중이니 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하기 바란다'는 내용이었다. 속천동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가 엘리베이터 안에 붙인 공지가 온라인으로 확산하면서 지역 내 코로나 감염 우려 목소리가 커졌다. 하지만 공지 내용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알림글을 쓴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입대일 전마다 해군 장병 가족들이 묵는 숙박업소 밀집지역과 아파트가 매우 가깝다"며 "우리 아파트에 연세 높은 어르신들이 살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글을 올렸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 글이 화제가 되는 바람에 박보검 씨 팬클럽을 비롯해 지역민에게 해명하느라 곤욕을 치렀다며, 글을 수정해 다시 공지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속천동 일대 숙박업소 여러 곳에 확인해 본 결과, 팬들이 대거 예약을 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호텔 관계자는 "입대 전 주말에는 항상 전 객실 예약이 다 찬다. 연예인의 해군 입소가 얼마나 영향을 줬을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근처 몇몇 모텔도 평소와 숙박객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숙박업소 관계자들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원래 해군 장병 입대 전날이 대목이지만, 전국 곳곳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만큼 평소처럼 반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한 숙박업소 주인은 "광화문에 갔는지 교회에 갔는지 솔직히 말할 손님이 없을 것 같아 반가움보다 두려움이 앞선다"며 "일단 마스크 착용 여부와 체온을 확실히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숙박업소 주인 역시 "일요일에 숙박하는 손님들을 가려 받는 방법까지 고려하고 있다"며 "항상 출장 오는 단골손님에게는 편하게 협력을 구할 수 있지만 다른 손님들은 하나하나 통제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해는 다른 지역에 비해 확진자가 적은데, 혹시 지역 주민에게 피해를 줄까 봐 숙박업소 대부분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해군교육사령부 관계자는 "입대 당일 가족들도 교육사 안으로 들어올 수 없으며, 차로 입영 장병을 정문에 내려주고 나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일 혼란을 막고자 경찰 협력을 받아 교육사 쪽 인도를 완전히 통제한다. 입영시간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3차례로 나뉜다. 유증상자나 최근 2주 이내 입국자 등은 3차(오후 3시 15분~4시), 서울, 경기, 부산, 광주 등 최근 확진자가 많이 생긴 곳에서 온 장병은 2차(오후 2시 15분~3시), 해당사항 없는 장병은 1차(오후 1시~2시)다.

한편, 박보검 씨 소속사는 지난 28일 팬과 취재진의 안전을 위해 입대 시간은 공개하지 않고, 손을 흔들거나 고개를 숙여 인사하는 등 짧은 절차도 없이 곧바로 입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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