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 한 헬스장 14명 집단 감염
땀 흘리고 신체 접촉 가능성 커
더운 날씨에 마스크도 무용지물

실내 체육시설에서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헬스장·탁구장 등 사설 체육시설 내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최근 전남 순천시 한 헬스장에서 확진자 14명이 집단으로 발생했다. 앞서 확진 판정을 받은 서울 방배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목포해양경찰서 소속 경찰관도 각각 헬스장과 볼링장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가 적용되자마자 공공체육시설은 일제히 문을 닫았다. 창원시설공단은 지난 21일 실내 체육시설 임시 휴장에 들어간 데 이어, 23일 창원축구센터와 창원국제사격장·마산야구센터 등 경기시설 5곳과 의창·성산스포츠센터, 진해국민체육센터 등 실외 생활체육시설 13곳 임시 휴관 결정을 내렸다. 다주택시설인 아파트 내 헬스장도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과 동시에 휴관 조치에 들어갔다.

하지만 개인이 운영하는 헬스장·탁구장·볼링장·체육관 등 체육시설은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실내체육시설은 다중이용시설로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에 따라 '운영 제한' 대상이다. 출입자 명부 관리와 시설 내 이용자 간 간격 유지, 영업 전후 2회 이상 소독·환기 등을 해야 하지만, 휴업 대상은 아니다.

땀을 흘리고 신체 접촉 가능성이 큰 체육시설 특성상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실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25일 오후 6시께 창원 시내 한 탁구장을 찾았다. 60평 규모에 회원제로 운영하고 있어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입장하지는 않았다.

입구에서는 이름과 전화번호, 체온을 기록하도록 했고 손소독도 필수였다. 탁구대 6개 중 5개를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용자 10명 중 마스크를 쓴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한 회원은 "워낙 운동량이 많다 보니 숨이 차고 마스크가 흘러내리기도 해 잘 쓰지 않는다"면서 "그래도 감염 위험이 있으니 서로 접촉하거나 대화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시 마산회원구에 있는 한 헬스장 역시 단체 수업만 취소하고 정상 운영하고 있었다.

이 헬스장 관계자는 "정부 방침에 따라 37.5도 이상 발열 때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도록 안내하고 있다"며 "이용자를 최소화하고자 기존 회원들만 받고 방역에도 신경 쓰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마스크 착용을 권장하지만 운동 중인 고객에게 일일이 마스크를 쓰라고 안내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라고 했다.

실내체육시설에서 방역수칙이 잘 지켜지지 않자 시민 불안감이 크다. 개인 운동수업을 중단한 이모(30) 씨는 "지난주 헬스장에 갔더니 마스크를 쓴 사람이 거의 없더라"라며 "내가 방역수칙을 잘 지키더라도 남들이 지키지 않으니 감염될 수 있겠다는 걱정이 돼 당분간 헬스장을 가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체육시설 1057곳에 공문을 보내는 등 감염 예방 조치를 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장점검을 벌이고 있으며 방역수칙 위반 사실이 드러나면 벌칙 부과 등 제재를 가할 예정"이라며 "사회적 거리 두기 3단계까지 가지 않도록 체육시설 운영자와 이용자 모두 방역수칙 지키기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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