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뒷심 되찾아 2연승 질주
승점 19점…순위 6위로 상승
감독 "변화 주면서 약점 개선"

설기현표 경남축구가 본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경남FC가 리그 6경기 동안 승리를 거두지 못하다 최근 2연승을 내달리며 결과와 내용 모두를 잡았다. 특히 지난 8일 대전과 경기에서 전반 0-2로 뒤지다 후반 3골을 몰아쳐 역전승했다.

경남은 2연승을 거두며 승점 19를 기록하며 순위를 6위로 끌어올렸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4위 서울이랜드와 승점 차는 2점으로 가시권이다.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4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수 있다. 선두 수원FC와 격차도 6점으로 줄었다. 멀어졌던 선두 경쟁도 가능해졌다.

후반 막판에 강한 뒷심을 되찾은 점은 큰 소득이다. 경남은 지난 시즌 K리그1 잔류에 실패했지만, 후반전 극적인 골을 만들어냈다. 올 시즌 초반도 마찬가지다. 초반 승점 획득은 후반전에 많은 골을 넣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6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한 경기를 보면 뒷심이 부족했다. 선제골을 넣고도 우위를 점하지 못해 승리와 무승부를 놓치며 4무 2패를 기록했다.

설기현 감독은 최근 2연승으로 자신감을 얻었다. 무엇보다 감독 자신이 프로 무대에 적응기를 거치며 익숙해졌다. 설 감독은 "팀이 흔들리고, 제대로 된 방향을 잡지 못한 것은 내 책임이다. 프로 무대에 적응하지 못해 판단이 제대로 서지 않았던 부분이 있다"며 "머릿속으로 구상한 전술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아 적응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최근 2경기에서 약간의 변화를 주면서 갈피를 잡았다"고 말했다.

경남은 K리그2에서는 구성이 탄탄한 팀이다. 다른 팀과 비교해 선수 기량이 부족하지도 않다. 문제는 설 감독의 전술이 강한 압박과 후방 빌드업에 초점이 맞춰진다는 것이다. 강한 압박을 위해서는 체력이 우선시되는데 이 부분에서 문제가 노출되면서 전술적 문제가 드러났다.

설 감독은 "압박을 가하는 타이밍에서 엇박자가 나면서 좌우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흔드는 부분까지 약점으로 노출됐다. 황일수가 분전하고 있지만,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하는 네게바가 선발 라인업에 들어가지 못하면서 공격활로를 쉽사리 찾지 못하는 것도 아쉬움 중 하나"라며 "선수 구성에서 착오가 생겼으나 후방에서 짧은 패스로 풀어나가는 것에서 긴 패스를 연결하는 것까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약점을 개선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를 보면 수비 진영에서 시도하는 패스가 크게 줄었다. 지난 2일 창원축구센터에서 치른 안양전을 보면 수비진이 짧은 패스보다 긴 패스를 시도했다. 룩과 황일수에게 연결되며 기회 창출의 도구로 활용됐다. 이날 결승골도 수비진영에서 넘어온 공이 황일수에게 연결됐고, 크로스를 받은 백성동의 슈팅이 득점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설 감독은 협업을 깨쳤다. 팀 외국인 코치인 하파엘 피지컬 코치와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다. 선수단 컨디션이나 훈련 강도 등을 '감'이 아닌 '데이터'를 기초로 관리한다.

설 감독은 "하파엘 코치는 기존에 있던 팀 코치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선수단 관리를 할 수 있는 인재"라며 "훈련의 강도는 선수단 부상과 직결되고, 부상을 입은 선수가 최소한의 공백을 낼 수 있게 하는 역할이 피지컬 코치가 할 일이다. 하파엘 코치는 선수들과 소통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팀이 올바른 방향으로 발전하도록 돕고 있어 협업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후방 빌드업과 함께 빠른 공격 전개를 펼치고, 강한 압박은 경기 내내 이어져야 한다. 본궤도에 오른 설기현표 축구가 팀을 K리그1 승격으로 이끌 수 있을까? 해답을 찾은 경남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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